한미경제협의회개막|한국 안보적 차원서의 경협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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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미경체협의회가 23일 상오 중앙청 제l회의실에서 노신영외무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16명의 한국 측 대표와 「라시시」미국무성경제담당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미 측 대표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관계기사4면>
첫날 회담은 개막식에 이어 노장관과 「라시시」차관의 개막 연설을 듣고 의제별 토의에 들어갔다.
노외무장관은 개막 연설을 통해 『양국간의 경제전반에 걸친 문제를 다루게 될3 이번 회담이 한미협력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60년대초까지 미국의 일방적인 도움을 받는 수원국가였던 한국이 불과 18년사이에 아시아에서 2번째, 세계에서 12번째의 미국시장으로 성장할 정도로 양국의 경제협력관계가 급속히 확대된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장관은 『우리경제가 최근 2년간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지만 올해부터 차츰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양국간의 보다 긴밀한 경협 관계를 유지하는데 이번 회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장관은 『한국은 그간 국력에 비해 과중한 방위 부담을 해왔다』고 지적, 『따라서 미측은 한미경제관계를 안보적 차원에서 파악, 협조를 해 달라】고 요망했다.
이에 대해 「라시시」미 수석대표도 『한국의 안보 역할이 극동 및 태평양의 안보유지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미국정부도 충분히 인식하고있다』고 말했다고 한 배석자가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특히 지난번 한미공동성명에서 밝힌 ▲비상사태 시 대한 긴급에너지 공급방안 ▲미국산농산물의 대한 수출촉진문제 ▲기술 및 자본협력 증진방안과 미국측의 대한 어획쿼터 완화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협의됐다.
회담에서 한국측은 최근 오랜 경기침체에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있는 국내경제동향을 미측에 설명하고 한미교역확대를 위해 한국산 섬유류·신발류·컬러TV 등에 대한 대한수입규제를 완화하고 대미수출 품목에 대한 미국의 특관세(GSP)축소 및 규제완화조치를 요청하는 한편 기술이전과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양국간의 협력강화 등 실질적인 협력 증진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측은 양국공동성명에서 합의한대로 긴급시 대한에너지공급을 위한 상설협의체 구성과 한국의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장기자본 도입에 미측의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측이 지난 79년 4월 워싱턴에서 개최 된 후 중단되어온 한미상공장관회의를 금년 하반기 중 서울에서 열자고 제의한데 대해 미국측은 호의적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대표들은 이날 하오 각 부처별로 회담을 속개, 의제별 토의를 벌였으며 24일 상오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중요 협의사항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 지은 뒤 이날 하오 기자회견을 갖고 합의내용을 공동발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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