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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캐나다 토론토의 씨알 한국인학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 74년에 설립된 토론토의 씨알한국인학교(교장 유회자·40)는 부모들의 이민생활 적용을 돕기 위한 성인교실과 2세 자녀들에게 한국문화를 가르치기 위한 어린이교실을 두고있다.
성인교실은 지난해까지 계속되다가 중단됐고 현재는 8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매주 토요일에 4시간씩 한글과 예능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 오리건 대학에서 음악연주학 박사학위를 받은 교장 유씨는 10년 전부터 토론토에서 오르간과 하프시코드 전문연주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씨는 자녀들이 한국말을 잊어가고 있는데 충격을 받고 몇 및 전직교사들과 뜻을 모아 씨알학교를 세웠다. 유씨의 경험으로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야겠다는 자세와 준비가 안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났다.
그래서 발족 이듬해부터는 한글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정하고 피아노나 미술공부를 하기 원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한글을 두 시간씩 배우도록 했다.
씨알 한국인학교는 자체적으로 한글교과서를 만들어 캐나다와 미국 일부지방의 2세 어린이들에게까지 혜택을 주고 있다. 국민학교 l학년 지도를 10년간이나 해온 경험을 가친 김숙희씨는 한국문교부가 재외국민어린이용으로 펴낸 한글교과서가 낱말중심으로 되어있어 한글을 전혀 모르는 교포2세 어린이들에겐 너무 수준이 높다고 했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있는 ABCD를 이용하여 한글의 자모를 영어로 표기하고 그것을 연상할 수 있는 영어단어를 찾아내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캐나다 정부의 보조금으로 출판된 한글교과서 1천부는 l년 안에 매진되어 현재 재판을 서두르고 있다.
교장 유씨와 교사 김씨의 다음 단계의 목표는 국민학교 6학년정도를 끝낸 청소년들을 위한 한글 교재와 작문·말하기·동요 모음·한국의 역사와 풍습에 관한 교재를 만드는 것이다.
씨알 한글학교에선 어린이극과 춘향전 같은 것을 오페라로 발표하고, 어린이들이 한글과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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