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현장 덮치려다 제지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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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 남대문경찰서 Y모 형사(38)는 9일 하오10시20분쯤 서울 동빙고동 현대아파트×동으로 출동, 이 아파트에 사는 정모씨(48·여·부산 모 카지노사장)와 정부 주모씨(40·무직·전직 모 고관 조카사위)의 간통 현장을 덮치려다 아파트 경비원의 방해로 허탕.
Y형사는 이날 주씨의 부인 김모씨(41)의 신고로 이 아파트에 나가 문을 두드리다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자 경비실에 내려가 문을 열도록 부탁했으나 경비원 김모씨(40)가『수색 영장도 없이 왜 남의 짐에 함부로 들어가려 하느냐. 이 아파트에 경찰 관계의 높으신 분들이 사는데 소란을 피우면 얘기해서 혼내주겠다』고 으름장.
경비원 김씨는 또『작년에도 시경 강력계 형사들이 와서 소란을 피다가 시경 국장으로부터 혼들이 났다』면서『얼른 떠나지 않으면 나중에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싹싹 빌도록 하겠다』고 큰소리 쳤다는 것.
다음날 상오7시 주씨는 다락방에, 정씨는 커다란 상자 속에 배 비장처럼 숨어 있다가 다시 출동한 다른 경찰관에 의해 붙잡혔다.
첫날 허탕을 쳤던 Y형사는『높은 사람이 무서워서 직무수행을 못한 것은 아니지만 높은 사람을 업고 수사업무를 방해한 경비원이 두고두고 괘씸하다』고-.
어쨌든 이 말을 전해들은 시민들은『그 형사에 그 경비원, 그 부인에 그 남편과 그 정부』라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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