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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높은 학과들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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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북대 통계학과는 매년 연말 ‘커리큘럼 회의’를 연다. 정성석 학과장은 “그해 취업시장을 분석한 뒤 학생들이 선호하는 트렌드에 따라 강의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며 “2000년대 초엔 IT 강의를 늘리고 최근엔 금융 관련 수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금융통계’ ‘금융자료 분석’ 등 하나 둘씩 신설된 금융 과목이 이제 전공 강의의 25%에 달한다. 한국은행에 취업한 졸업생 신영석(30)씨는 “다른 대학 친구들이 스펙 올리기에 급급할 때 나는 전공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 덕분에 입사 후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과 취업률(78.6%)은 전국 42개 통계학과 중 4위, 지방대 중에서는 1위다.

 취업률이 우수한 이공계열 학과들은 전공 교육과 학생의 진로를 연계한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동국대는 지난해 물리학과와 반도체학과를 물리·반도체과학부로 통합하면서 ‘학부연구 프로젝트’ 과목을 신설하는 등 연구 역량을 강화했다. 교내 양자기능반도체연구센터는 2009년 해외우수연구센터 유치사업에 선정되면서 러시아과학원 의 RAS 연구소, 미국 UCLA의 CNSI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활발히 했다. 이를 계기로 전자부품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학생들의 인턴십으로 이어졌다. 2012년 55.6%였던 취업률은 지난해 76.9%(전국 54개 물리학과 중 3위)로 뛰었다.

 한국기술교육대 전자공학전공은 지난해 ‘인더스트리 프로페셔널 프랙티스(IPP)’를 도입했다. 3학년 2학기에 반도체 회사 등에서 인턴을 하고 최대 15학점을 인정받는 제도다. 조현찬 교수는 “반응이 좋아 참가자가 지난해 5명에서 올해 11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 학과 취업률은 91.4%로 간호학과를 제외한 이공계열에서 가장 높았다.

 체계적 상담도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는 매 학기 수강신청 전에 교수와 학생이 ‘학업계획서 상담’을 한다. 정철수 학과장은 “교수 9명 중 7명이 기업 연구소 출신”이라며 “실무 경험이 많은 교수들이 이끌다 보니 취업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업률(85.4%)이 전국 58개 화학공학과 중 4위다. 경일대 기계자동차학부(취업률 79.2%, 3위)는 미처 일자리를 잡지 못한 졸업생에게도 취업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 학과 강우종 교수는 “미취업 졸업자가 방황하지 않고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천인성(팀장)·민경원·조혜경 기자, 심송진·손영은·정희철 연구원 univ@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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