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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의 마구를 칠 것인가|미 프로야구계의 혜성「페르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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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프로야구에 『페르난도·발렌쉘라돌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폐르난도」 는 서부영화 마카로니웨스턴의 주인공이 아닌 방금 내셔널리그에서 타자들을 무참히 살육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즈팀의 루키인 왼손잡이 투수다.
지난해 종반시즌 메이저리그에 물어온 「발렌쉘라」 는 단3분의2이닝을 던져 자책점 0·22를 기록한 뒤 올해 정식 데뷔한 갓20세의 멕시코 출신 풋나기투수 그러나 「폐르난도」 는 5게임 완봉승을 포함, 7연승이라는 경이의 기록을 세워 미 프로야구계를 온통 벌집쑤셔놓은 듯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올들어 63이닝을 던져 자책점0·29에 탈삼진65개·피안타35개를 기록하고있다. 이제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으로 연승기록은 지난 45년 보스턴 「부·폐리스」 가 세운 8연승이며 완봉승기록도 지난1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에웰·러셀」이 수립한 8개다.
다저즈 팀은 「폐르난도」 의 활약으로 13일 현재 서부지역에서 21승9패로 2위 아틀랜타 브레이브즈 (17승13패) 를 4게임차로 크게 앞질러 선두를 독주하고있다.
키 1m80cm·몸무게 86kg의「폐르난도」는 헝클어진 긴머리와 배마저 나와 운동선수 같지는 않지만 마운드에 서면 불같은 강속구를 뿌려「황소」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다저즈의 피칭 코치「샌디·쿠팩스」 는 『도저히 믿기 어렵다. 갓 데뷔한 애송이가 이같이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니…』라면서 그를 극찬하고있다. 「폐르난도」 는79년까지만 해도 멕시코의 강팀 유카탄에서 활약하다 12만달러라는 파격적인 계약금으로 다저즈에 스카우트, 지난해 후반기 막바지에 들어 2군에서 l군으로 올라왔다.
미·「멕시코」국경지대의 소읍「에치와킬라」 의 가난한 농군의 12남매 중 막내.
13세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그는 처음엔 키가 너무 작아 후보로 돌았으나 고교에 진학하면서 투수로서 자질을 드러내 졸업후 유카탄 팀에 스카우트되면서 대기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의 승부구는 투수들이 어깨를 다칠까봐 꺼리는 스크루볼. 스크루볼은 커브 볼의 일종인데 회전방향이 반대인데다 회전수가 많은 것이 커브 볼과의 차이점이다. 특히 왼손잡이가 스크루 볼을 던지는 경우 오른쪽타자에겐 몸쪽바깥으로 갑자기 빠져 거의 치기가 어렵다는 마구로 알려져 있다.
그가 계속 맹위를 떨치자 미 야구계에선 「폐르난도」를 무너뜨릴「장고」는 누구이냐】 로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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