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설로 전전긍긍… 미 총기산업|레이건 피격계기 의회·여론 강경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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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익성 높은 산업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총기산업이 「레이건」 대통령 피격사건을 계기로 시련을 겪고 있다.
범죄에 사용되는 권총들, 이른바 『새터데이·나이트·스페셜』이 큰 사회문제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의회는 총기규제법안을 제출해 놓고 있고 여론도 점차 규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총기규제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총기 제조업자들에게 타격을 줄 것은 뻔하다. 특히 범죄에 주로 사용되는 소형권총 제조업자들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반드시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총기휴대가 이미 생활화된 미국사회에서 쉽사리 총기규제가 이루어지겠는가고 매우 회의적이다.
이는 계속 여론의 주시를 받아오면서도 증가일로에 있는 총기 판매실적의 숫자가 대변해 주고 있다.
76년 총매상고가 1억2천7백40만달러였던 것이 지난해는 74% 증가한 2억2천1백만달러에 달했다. 80년의 액수는 79년 1억7천5백만달러에 비해 26%나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재무성에 등록된 4백96개(80년 12월31일 현재)의 총기 제조업소에서 매년 평균 2백만 자루의 각종 총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중 3분의1이 문제의 『새터데이·나이트·스페셜』이고 나머지가 스포츠·사냥용 등이다.
지금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것은 범죄에 사용되는 『새터데이·나이트·스페셜』의 개념규정 문제. 바로 개념규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규제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새터데이·나이트·스페셜』은 숨기기 쉽게 소형이고 값이 싼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1백11년의 제조역사를 가진 「매사추세츠」주 「해링턴·앤드·리처드슨」사의 「에드워드·토」 사장이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고 실토한 것처럼 『새터데이·나이트·스페셜』의 개념규정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가격으로 구분할 수도 없는 것이 범죄에 사용된 총기의 일부는 가격이 비싼 고급품이고 또 어떤 것은 절도품이기 때문이다.
총기의 크기로도 곤란한 것이 총구가 긴 것은 총구를 잘라 소형으로 만들어 범죄에 사용되고 있고 필요없는 부분은 산소용접으로 변형시킬 수도 있다.
하여간 『새터데이·나이트·스페셜』에 대한 개념규정이 어떻게 결말이 나든 생산업자들은 현재보다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놓여있다.
이것은 곧 총기산업의 불황을 예고해 주는 것이다.
『「새터데이·나이트·스페셜」이 총기산업 전체를 불명예스럽게 만들었다』고 한숨을 내쉰 「뉴잉글랜드」의 한 총기업자의 말이 미국사회의 한 단면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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