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전형 4개 시안 지상공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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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중·후기로 나눠 세 번 응시 기회 줘야>윤재복(학부모)
지난해의 입시제도는 꼭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해 왔었다. 이번에 제시된 4개 시안은 모두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으나 대학을 전기·중기·후기로 나누어 학생들이 가고싶은 대학을 3개 대학씩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방안이 가장 좋겠다.
이는 학생들이 단 한번에 대학을 결정해야하는데서 오는 아쉬움과 요행을 없애고 세 번 정도 자기가 갈 대학을 결정해 충분히 자기를 확인할 수 있고 또 입학 후에도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대학을 전기·중기·후기로 나누는데 따른 문교부와 대학간의 갈등이 크겠으나 이는 기성세대가 후세들에게 좋은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점에서 극복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보아 자기의 갈 길을 뚜렷이 설정한 학생에게는 1개 대학에서 4개 과까지 지망할 수 있는 방법도 좋겠다.
1개 대학에서 자기가 전공하고자하는 과와 또 비슷한 과를 차례대로 결정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을 보기 전에 대학을 미리 선정하는 방법은 입학가능·불가능을 항상 확인해야하는 불안과 압박감이 뒤따라 학생들이 위축되기 쉽다. 힘 것 공부한 후 자기 실력에 따라 학교를 선택해야 늘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2개 대에 3개 학과까지 지망이 합리적>김순택(서울대사대 교수)
대학입시제도 개선시안 4개는 전체적으로 올해 나타난 정원부족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가능하다면 대학입시제도 개선이 대학입학의적격자를 선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냐 하는 점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제시된 시안 중에서는 컴퓨터선발방식과 2개 대학에 3개 학과까지 지망할 수 있는 방안이 그중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로 7차 지망까지 지원해 선발하는 방식은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영국에서는 5차 지망까지 받고있다.
그러나 면접이나 적성검사 등 대학입시에 대학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배제된다는 점에서 대학의 자율성과 특성을 살릴 수 없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또 2개 대학 3개학과 지망방식은 대학입시 정원부족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겠으나 졸업정원의 1백30%를 선발하는 실정에 비추어 볼 때 대학의 입시전형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특히 규모가 큰 대학들이 많은 전기대학에서의 곤란은 더 클 것이다.
학생들도 복수지원이 가능하다면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해 3∼4대학까지 지원하려 할 것이다.
대학들을 전기·중기·후기로 나누어 학생들에게 세 번의 지원기회를 주는 방안은 대학의 반발과 학생들의 학과지원선택 혼란으로 현재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
또 1개 대학 지망방안은 현재 전기대학이 많은데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이것은 대학임시의 개선으로 볼 수 없다.

<1개 대학 3개 학과지망 허용이 최상>맹주선(서강대 교무처장)
4개시안 중 가장 합리적인 것은 l개 대학을 지원해서 그 대학의 1, 2, 3지망학과 또는 모집계열을 지망하는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이유는 나머지 3개 시안에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컴퓨터배정은 우리의 것과 대만의 것과 상황이 다르고 일반인이 인식하는 것처럼 자기성적에 맞게 배정하는 것에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이다.
컴퓨터배정은 지망학생의 성적을 갖고 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무시되었을 경우에는 학생들의 지원 불만을 해소할 길이 없는 단점이 있다.
이 방안이 내가 보기로는 가장 좋은 방안이나 차선의 방법을 생각할 때 한 학생이 2개 대학을 지원해서 1, 2, 3지망과 또는 모집계열을 지망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다시 말하면 대학을 하나 더 지원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이 방안도 경쟁률에 있어서 허수가 발생될 우려가 없지 않다. 또 수험생이 자기의 학력고사 성적을 알고 난 후이기 때문에 2개 대학을 지원할 경우 각 대학에서 발표해야 하는데 이는 의미가 없다.
때문에 1개 대학지원에 그 대학 내의 지망학과 또는 모집계열을 지망하게끔 하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안전을 유도하는데 장점이 있어서이다. 반면 미달일 경우 복수지망 허용으로 미달학과의 인원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사성적 발표 후 컴퓨터 배정이 이상적>반진연(서라벌고교교사)
컴퓨터배정 방법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동일대학내에서의 1, 2, 3 복수지망 제는 반대한다. 컴퓨터배정 방법은 자기실력에 알맞은 학교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졸업정원제를 의식. 입학에만 연연하지 않고 보다 현실적으로 대학을 선택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예컨대 A라는 대학에 간신히 합격할 수 있는 학생이 B라는 대학에서 장학생이 될 수 있는 경우 컴퓨터배정 방법에 따르면 그 학생은 A대학에 배정된다.
그러나 그 학생은 계속 탈락이라는 위험 부담을 안고 대학생활을 해야하므로 현실적으로 B대학을 지망할 수도 있는데 컴퓨터 배정 방법에는 이 점이 고려되지 않는다.
또 컴퓨터배정방법은 예시성적발표 후 학생들이 객관적으로 자기실력을 안 후에 원서제출을 하도록 해야 효과가 있다. 예시발표 전에 입학원서를 제출토록 하면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다.
대학을 전기·중기·후기로 나누는 문제도 원서제출 전에 발표되어야한다.
대학이 전문교육을 시킨다는 점에서 볼 때 학생들은 과 위주로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동일대학내에서 복수지망을 하게끔 하는 것은 대학입학에 도움은 주지만 원하지도 않는 학과에 배정될 수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1차에 한해 면접을 하도록 한다는 것은 희망대학에 복수지원을 허용하는 경우 지난해와 같이 정원미달이라는 혼란을 막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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