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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허리 펴세요' 100세도 준비하기 나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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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령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은퇴 후 노후생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희망퇴직 등 조기퇴직이 늘어나면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은 더욱 짧아졌다. 은퇴 준비는 인생의 가장 큰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작업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100세 시대 은퇴 후 30~40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개인연금·퇴직연금 등 연금상품은 국민연금과 더불어 노후생활의 최종 안전장치다. 전체 국민 중 850만명이 각종 개인연금 상품에 돈을 넣고 있는 이유다. 이는 20~60세 인구 약 3000만명의 30%에 해당한다.

 2012년 우리나라 연금 적립액은 677조2000억원이다. 392조원(57.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개인연금의 비중은 약 216조원(31.9%)에 달한다. 그동안 공적연금의 보완수단으로 유지돼 왔던 사적연금 시장은 몸집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약 20%에 그쳤다. OECD 등 국제기구 권고비율의 4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한국개발연구원, 보건사회연구원, 금융연구원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본격적인 사적연금제도 개선안 마련에 들어갔다.

 현재 논의 중인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가입자 확대 ▶장기가입 유도 ▶운용수익률 제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기초가 되는 제로(0) 단계가 기초연금, 1단계가 국민연금이라면 2단계는 퇴직연금, 3~4단계는 개인연금으로 노후보장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아직 사적연금이 미진해 이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노후소득과 의료비를 동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연금저축에 의료비 인출 기능을 추가하고 보험료를 낮춘 노후실손의료보험 개발도 추진한다.

 ◆7개사 상품 출시…연간 1억까지 보장=리스크 관리를 위한 민영의료보험과 장기간병보험과 간병연금은 앞으로 10년 보험금융업의 미래다. 한정된 수입으로 인생 후반전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족보장의 대명사로 불리는 종신보험의 스마트화도 보험금융의 새로운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는 “향후 보험사 및 금융사들은 단순 실버관련 금융상품 판매에서 더 나아가 의료네트워크를 갖추고 간병서비스의 질을 높일 때 실버 마케팅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신보험의 납입 보험료를 스마트하게 바꾸고 동시에 정기보험과 같이 해약환급금은 없지만 보장만은 적은 보험료로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상품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사들이 이달 들어 노후실손의료보험(이하 노후실손보험)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사들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보험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층의 의료비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 기존 보험보다 가입연령은 높이고 보험료는 낮춘 상품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화재·현대해상·LIG손해보험·동부화재·한화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 등 7개 손보사가 노후실손보험을 출시했다. 이어 MG손해보험과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도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노후실손보험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가입 제한연령을 기존 65세에서 75세로 높이고, 보험료를 낮춘 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50세부터 75세까지, 보험료는 기존 실손보험의 70~80% 수준이며 고액 의료비 중심으로 보장금액 한도가 높다. 또한 기존 실손보험은 입원 연간 5000만원, 약제비 포함 통원은 회당 30만원(연 180회 한도)이지만 노후실손보험은 입원·통원 합쳐서 연간 1억원까지 보장하며 통원치료보장은 회당 100만원 한도다.

 의료시설 이용을 위해 입원 시 자기부담금은 기존 실손보험(입원 시 전체 의료비의 10~20%, 통원 시 약제비 포함 1만8000~2만8000원)보다 높아졌다. 이에 따라 노후실손보험은 입원 시 30만원, 통원 시 3만원의 자기부담금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부분의 20%, 비급여 부분의 30%를 내야 한다.

김만화 객원기자 kmh42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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