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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전자장난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금 40대 이상의 사람들이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 돌·흙·모래·나무 등 자연물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어린이들은 걸음마를 배운 뒤에는 컴퓨터 장난감을 가지고 놀만큼 시대는 달라졌다.
어릴 때의 장난감은 그 사람의 사고력·분석력 및 정서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된다.
컴퓨터장난감이라 지만 세분하면 3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순전히 게임을 즐기는 장난감이고, 둘째는 교육적인 효과를 얻는 것이며, 다음은 컴퓨터자체를 조립해보는 좀 고급스러운 장난감이다.
게임용 장난감은 미국이 약 4백종류, 일본이 약 60종을 내놓았다. 놀이의 내용은 지구를 침략해 들어오는 외계인을 공격하는 것, 자동차경주, 야구 및 미식축구 등 드릴과 흥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수년 전 일본에서 어린이는 물론 성인사이에서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인베이더게임이 바로 외계인 격퇴 놀이였다.
교육적인 의미를 갖는 장난감은 대부분 언어 교육용과 바둑·장기 등의 실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가 60달러에 시판하고 있는 「스피크·앤드·스펠」은 전형적인 교육용 장난감이다.
이 장난감에는 철자법이 틀리기 쉬운 2백 개의 단어가 들어 있다. 일단 어린이가 스위치를 켜면 스피커에서 어떤 단어의 말음이 나온다. 어린이는 그 단어의 철자법에 따라 알파벳의 단추를 눌려주면 화면에 누른 순서대로 글자가 나온다. 이때 어린이가 누른 단어가 맞았으면 기계는 OK표시를 하고 틀렸을 때는 다시 해보도록 시킨다.
이밖에 서양장기나 바둑을 컴퓨터와 마주앉아 두는 연습기들이 나와 있는데(일본의 바둑매스터기는 4만엔) 아마추어들은 컴퓨터를 자신의 수준에 맞춰 놓고 두어 실력을 높일 수 있다.
장난감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컴퓨터를 조립해보도록 만든 마이크로 컴퓨터 키트도 외국에서는 인기가 있다.
컴퓨터부품들이 담겨진 상자를 사다가 모형비행기를 조립하듯이 하나하나 연결시켜 간단한 컴퓨터를 만들게 된다.
이렇게 만든 컴퓨터는 집안의 가전제품을 자동으로 움직이는데도 쓰이고 TV화면과 연결, 시각용으로도 쓸 수 있다.
일본에서는 취미활동으로 컴퓨터를 조립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은 조립과정을 통해 컴퓨터의 동작원리를 이해하게 되고 컴퓨터 옹용에 관한 종합적인 능력을 키워나간다.
이러한 전자장난감의 취약점은 새로운 제품개발에 시간이 걸리고 한번 넣어준 프로그램을 바꿀 수 없으며 또 가격이 싸야만 하는 제약이 있다.
보통 새로운 내용의 장난감개발에는 2년이나 걸려 제품을 내는 회사는 2년 후 사회의 변화와 취향을 예견해야한다.
미국에서 개발된 전자장난감 4백여종 중 생산이 계속되는 것은 70여종뿐이라는 것이 전자장난감개발의 어려움을 입증해준다.
전자장난감은 처음 넣어준 내용을 다시 바꿀 수 없어 소비자들이 실증을 느끼기 쉽게 된다. 단어공부용인 「스피크·앤드·스펠」기는 추가 단어집을 사서 기계에 부착시키면 그이상의 공부도 되지만 대부분의 장난감은 한번 들어간 프로그램을 바꿀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장난감이기 때문에 가격이 싸야한다는 것도 신제품개발에 영향을 준다.
미국에서는 30∼50달러 이내, 일본에서는 1만엔 이하여야 상품의 가치를 갖게된다. <최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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