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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이 고급 취미? 회비 3만원" 김영오씨 측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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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며 44일째 단식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47)씨의 진정성 문제 등 그를 둘러싼 갖가지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씨 측은 제기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가정사 등 자신의 사생활 문제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가족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 원재민 변호사는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 대한변협 법률지원단에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모욕에 대해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등 항간에 떠도는 의혹들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가족대책위 측은 26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김영오씨는 이혼 후 계속 양육비를 제공했고 자녀들 보험료와 전처ㆍ자녀들 휴대전화 요금도 납부했다. 경제적으로 극히 어려울 때 일정 기간 양육비를 보내지 못했지만 보험료는 계속 납입했다”며 통장 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거래내역이 찍힌 통장사본엔 보험료와 양육비, 휴대전화 요금 납부내역이 나와있다.

가족대책위 측은 이어 "나머지 통장 자료는 경찰 수사과정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도 페이스북에 여행을 계획했던 내용등 두 딸과의 카톡 대화를 공개하며 “떨어져 지냈지만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돈이 많이 드는 국궁을 취미로 즐기면서 양육비를 보내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씨는 “2012년 7월 28일부터 국궁을 시작했고 당시 형편이 좀 나아져 자녀들 보험료와 전처ㆍ자녀들 휴대전화 요금을 내주던 시기”라고 말했다. 김씨가 회원으로 등록한 ‘대한궁도협회 아산정’ 관계자에 따르면 인터넷상에 떠도는 수십만원의 가입비, 매월 상당액의 회비는 실제와 달리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정 회원 전모씨는 "아산의 경우 회원들에게 별도의 입회비는 받지 않으며 월 3만원의 회비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활은 20만원 정도고 개당 1만원하는 화살 10~20개를 구입하면 부러지거나 잃어버릴 때까지 3년은 족히 쓴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회원은 "처음 시작할 때 장비 구입비 등으로 30여 만원이 들고 월 회비 3만원만 내면 할 수 있는 데도 마치 고급 취미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회원들이 어이없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단골로 이용하는 토스트 가게 사장 정모(47)씨의 추천으로 국궁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씨는 “매일 아침 토스트로 끼니를 때우고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이 일만 하는 게 안타까워 국궁을 함께 하자고 추천했다"며 "당시에도 혹시라도 돈이 많이 들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혼 후 딸들과 거의 만나지 않고 버리다시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궁협회 회원들은 “김씨가 평소 딸들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산정 회원 전씨도 "딸들이 힘들어한다는 연락을 받으면 늦은 밤에도 안산에 가곤 했다"며 "(딸에게) 용돈으로 줄 현금이 없다며 내게 빌려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혼한 부인과 통화도 가끔했고 세월호 사고 소식도 전 부인이 전화로 알려줬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 시민사회단체들은 25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광화문 광장 건너편에서 ‘김진요(김영오씨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결성했다. 이들은 △딸들을 본인에게 키우라고 하면 고아원으로 보내겠다고 했는지 여부 △그동안 자녀들 양육비를 얼만큼 보냈는지 여부 △자녀들과의 만남 여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지로 아이들을 홀로 키웠다는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이서준 기자 being@joongang.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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