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치며 타령 부른다고 창조적 전통 계승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방송 공영화에 따른 통폐합 이후 자신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방송 왕국」이 되어버린 KBS에 불만이 많다. 특히 UHF까지 모두 3개의 「채널」을 갖게된 KBS-TV는 이제는 「채널」 선택권조차 잃어버린 시청자들을 실망시킬 때가 많다.
노인들이 즐겨보던 국악「프로」를 없앤 것, 오히려 줄어든 것 같은 농촌 대상 프로그램, 방향을 잃은 「드라머」들, 전보다 더욱 야해진 「쇼·프로」 등이 그 좋은 예.
그중에서도 KBS 제2TV가 방영중인 『리듬 81』 (매주 월요일 저녁 6시20분)은 제작자들이 한번 「프로」의 존속 이유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KBS가 작년부터 부르짖고 있은 이른바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리듬 81』을 볼 때마다 신중현이 「기타」를 치며 타령을 부른다고 전통이 창조적으로 계승된다고 생각하는 KBS의 단순한 사고 방식에 놀란다. 시청자들 중에는 그 거창한 의미를 한갓 역겨운 가창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장우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27의 18)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