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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모두 상위 30위권 … 수도권선 강남·서초·과천 3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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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분석 결과 지방 ‘교육특구’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수학·영어(각각 A·B형 총 6개 과목) 모두 표준점수 평균 상위 30곳에 든 8개 지역 중 5곳이 비수도권이었다. 서울은 강남·서초구, 경기도는 과천시만 포함됐다. 서울의 전통적 ‘교육특구’인 양천구는 3과목에서, 송파구는 한 과목만 30위 안에 들었고 노원구는 전무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1일 230개 시·군·구(전체 응시자 60만6813명)의 2014학년도 수능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원은 국어·수학·영어 세 개 영역을 각각 A·B 두 유형으로 나눠 총 6개 과목의 성적을 분석했다. 2013학년도까진 언어·수리(가·나)·외국어 등 4과목이었다. 6개 과목 모두 상위 30위 안에 든 지역은 강남·서초구(서울), 과천시(경기도) 등 수도권 3곳 외에 수성구(대구), 남구(광주), 청원군(충북), 거창군(경남), 제주시 등 비수도권 5곳이다. 청원군을 제외한 7개 지역은 전년도에도 4개 과목 모두 30위 안에 들었다. 반면 전년도에 30위권에 포함됐던 김포·의왕시(경기도)는 이번엔 총 6개 과목 중 각각 2개와 4개만 30위권을 지켰다.

 상위 30곳에 한 과목이라도 포함된 지역은 65개다. 강원도 양구군은 국어B, 수학A, 영어B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이 전국 1위였다. 양구군이 이처럼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던 것은 올해 두 번째 졸업생을 배출한 강원외고의 영향이 크다. 평가원 이용상 기획분석실장은 “양구군엔 3개 고교가 있는데 새로 생긴 강원외고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성적 평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국어A는 전남 장성군, 수학B는 경기도 과천시, 영어A는 경북 울진군이 1위를 차지했다.

 각 지역의 ‘교육특구’들이 서울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는 대학입시에서 수시보다 수능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논술과 스펙 등 다양한 전형요소로 수시에 비중을 두는 서울과 달리 지방 명문고들은 수능 중심의 정시에 올인한다”고 설명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서울은 상·하위권 성적 격차가 크지만 지방은 상대적으로 편차가 적어 평균이 높다”며 “수성구(대구)와 해운대구(부산), 남구(광주) 등은 중산층 비율이 높고 교육열도 강남(서울) 못지않아 성적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성적(표준점수 기준)은 수학B 11.1점, 영어B 9.3점 등 격차가 컸다. 올해도 사립고가 국·공립고보다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국어A 4.2점, 국어B 4.4점, 수학A 4.8점, 수학B 5.5점, 영어A 2.8점, 영어B 5.2점이었다. 이는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등이 대부분 사립인 영향이다. 서울의 한 사립고 교사는 “5년에 한 번씩 근무지가 바뀌는 공립 교사에 비해 소속감도 크고 업무 노하우도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 성적이 모든 영역에서 재학생보다 높았고 여학생이 수학B를 제외한 나머지 5과목에서 남학생보다 월등했다. 평가원 이용상 실장은 “수업 시간에 집중하거나 토론, 실험·실습 등에 적극 참여하고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이용해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이 많은 학교일수록 점수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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