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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씨의 시『서울의 예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달에 평가가 될만한 시작품으로는 정호승씨의『서울의 예수』(반시동인작품집『우리들 서울의 빵과 사람』) 와 송수권씨의『눈사냥』(문학사상), 고형렬씨의『대청봉 수박』(현대문학), 손종호씨의『하단에서』(문학사상), 김종해씨의『항해일지』(한국문학)등이 평론가등에 의해 지적됐다.
정씨의『서울의 예수』는 도회의 생활 속에 시련 받고있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예수를 서울(우리의생활)속에 불러들여 고뇌하게 한 내용의 이 시는 인문마다 마음속에 열망하고 있는 참된 것이 삶의 구조 속에 비관적이고 체념적으로 변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의지와 애정·갈망을 깔고 있다.
정씨는 이 시에서 상, 즉 생활의 문제와 사랑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빵과 눈물을 함께 놓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시인이 빈곤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관심이다. 그러나 정씨는 이러한 빵(생활)의 고충을 넘어서서 관념적인 세계로 접어든다. 고통속의 평화, 눈물속의 자유를 갈구한다.
왜 평화롭게 살지 못하는가, 왜 인문에 의한 인간의 질곡이 있는가를 그는 예수, 고통속에 살다「골고다」언덕에서 사라진 진정한「사람」에게 묻고있다.
이시의 산문적 형태는 시인의 복잡한 심정을 그대로 토로한 것으로 이 시는 잘 포장해서 내놓은 시는 아니다.
반시동인작품집에 함께 실려있는『시인 애수』『공통기도』등 5편은『서울의 예수』와 연관되어 나온 작품들이다. 이작품집속의 동인 이종욱씨의『뿌리』도 뚜렷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송씨의『눈사냥』은 눈이 오는 겨울의「이미지」를 가지고 노래했다. 보기 싫은 것을 모두 지워버리는 흰눈 내린 풍경 속에 평화를 꿈꾼다. 순수한 우리말로 토속적인 감정세계를 그리는 송씨는 작년에 시집『산문에 기대어』를 내어 전통파시인으로 자리잡았다.
고씨의『대청봉 수박』은 섬세하면서도 활달하다. 신변 이야기등 자질구례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상상력의 한계를 끝까지 따라가는 진지함이 보인다. 현대문학에 추천완료 되어 젊은 시인(25세)으로 두각을 나타낸 고씨는『곯지 않은 수박』이란 평론가들의 평을 들었다. 손씨의『하단에서』는 경남 낙동강유역인 하단의 풍경을 묘사하면서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하는 내면의 힘을 강조했다. 특이한 상상력은 아니나 표현이 깔끔하다.
김씨의『항해 일지』는 작고한 시인 박용내씨를 추모한 시로 고인에 대한 흠모와 함께 남아있는 시인들이 가져야할 자세를 이야기 하고있다.
「하늘에는 별/땅에는 시인」이란 말을 쓰면서 시인은 쓸쓸하고 세속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지만 인간적인 것을 진지하게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하고있다. 시정신·시인 의식에 대한 반성이다.

<도움말 주신분(무순)김용직·김주연·조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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