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미술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4대의 「이젤」에 받쳐놓은 화판에 책상 위의 꽃과 과일이 붓끝을 통해 옮겨진다.
「롯데·쇼핑」미술부의 14층「아틀리에」. 4평 남짓한 방에 20대의 젊은 사원들 3∼4명이 바쁜 업무시간을 쪼개 「스케치」에 열중한다.
남자 8명, 여자 20명, 간부 4명 등 모두 32명의 직원들은 지난해 4월에 미술부를 발족시킨 뒤 8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주 2∼3차례씩 근무 시간전인 상오 9∼10시 사이 이곳 「아틀리에」에 모여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팔당「댐」야외「스케치」도 3차례나 나갔다. 중 3때부터 그림에 취미를 붙였다는 김성숙양(21·신사의류과)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개인의 자질을 키우거나 수양에도 도움이 되지만 1천여명의 사원들 가운데 업무와 관계없이 인간적인 사귐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양은 또 『그림공부에서 익힌 색에 대한 감각은 매장에서 일할 때도 많은 참고가 된다」면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미술부에 대한 회사측의 지원과 세심한 배려도 부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이들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펴는데 큰 역할을 하고있다.
「이젤」·붓·물감·「팔레트」 등 그림재료는 모두 회사측이 대준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화구의 가격은 평균 3만원 꼴. 부원들이 그린 그림도 회사가 맡아 표구까지 해준다.
사무실 곳곳에 걸려있는 40여 점의 그림은 모두 이들의 작품으로 근무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하고 있다.
미술부 고문 격인 이원우씨(30·인사계장)는 『미술부의 활동으로 회사전체가 활짝 밝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제1회 사내 미술대회를 열었으며 금년 5월에도 제2회 대회를 가질 예정.
제1회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김순화양(27·식품과)은 지난해 노동청 주최 노동문화제에도 출품, 노동청장 상을 받았다.
현역 작가이자 「롯데·쇼핑」미술부 부장인 문광훈씨(36·제작부)의 지도를 받아온 김양은 『그림만큼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도 드물 것』이라면서 『더 많은 회원이 들어와 함께 그림을 배웠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진창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