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농업·영양관리·가축사육법 배워 … 졸업 후 고향 가서 '희망의 기술' 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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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각) 말라위 음탈리만자 마을에 위치한 가족자립농업학교에서 제4기 졸업식이 열렸다.

거친 비포장도로를 얼마쯤 달렸을까. 황토색 먼지를 헤쳐 자동차로 30여 분쯤 들어가니 나폴레옹 좀베가 태어난 음탈리만자(Mtalimanja) 마을이 나타났다. 파스텔 톤의 벽돌집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이곳엔 지난 2007년 설립된 가족 자립 농업학교(School of Agriculture for Family Independence·SAFI·이하 사피)가 있다.

 사피의 교육과정은 2년이다. 1년차엔 이곳에 머물면서 농업·영양관리·가축사육 등을 배운다. 2년차에는 고향에 돌아가 배운 내용을 실습한다. 사피의 지원은 2년차에도 이어진다. 초기 자본금이 부족한 졸업생들에게 씨앗, 새끼 염소 등을 제공한다. 이 가축은 사피에서 학생들이 돌본 동물이 낳은 새끼들이다.

 뉴스킨코리아는 지난 2012년 사피 여자기숙사 건립 비용을 모금해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뉴스킨코리아 컨벤션 포스 포 굿 갈라 티켓 후원 모금’으로 교직원 기숙사 건립 비용을 마련했다.

 9일 오후(현지시각) 뉴스킨코리아 임직원과 회원들은 교직원 하우스 착공식을 가졌다. 이번 건물은 뉴스킨코리아가 사피에 세 번째로 세우는 건물이다. 뉴스킨코리아 정민정 부사장은 “해마다 사피에 건물을 하나씩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말라위 사람들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뉴스킨 선의의 힘이 아름다운 차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응원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사피에서 만난 로렌스 카폰다 씨와 라이카 카폰다 씨 부부는 자녀 셀리나 와 프레셔스 , 제이슨 과 함께 지난해에 이곳으로 이주했다고 했다. 카폰다 부부가 농업기술을 배우는 동안 아이들은 학교를 다녔다. 이곳에 처음 올 때 카폰다 부부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고향으로 돌아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가족농업 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카폰다 가족처럼 말라위에서 사피를 다니며 경제적 자립에 필요한 기술을 배운 가구는 총 210여 가구(2013년 기준). 매년 약 30 가구가 음탈리만자 마을에 머물면서 농업기술을 배운다. 굿웰 반다(Goodwell Banda) 가족자립농업학교 이사에 따르면 사피의 농업기술을 적용한 후 작물 수확량은 70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런드(Steve Lund) 뉴스킨 엔터프라이즈 회장은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터득하게 하는 자립 교육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이 목표”라면서 “평범하고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더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하고, 그 아이들이 자라나 아프리카의 미래를 밝게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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