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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구강 김종배(서울대 의대 예방치과 교수)|가지런하지 않은 이(3)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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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치과에서는 이를 다물었을 때 가지런히 맞지 앉는 것을 부정교합이라고 부른다.
부정교합의 원인은 유전성과 후천성으로 나뉘는데 윗니 전체가 밖으로 향해 뻐드러져 나오는 것 등 일부 유전성의 것은 유전인자의 구조를 바꾸기 전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후천성 부정교합은 여러 가지 환경요인에 의한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부정교합은 입 속을 깨끗이 유지하는데 장애가 되어 충치나 치주병을 유발시키고 결과적으로 이를 빼게 되는 원인이 된다. 또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위축감을 느끼게 하고 이것이 정서생활과 인격형성에 영향을 주며, 심할 때는 발음까지 잘 알아듣지 못하게된다.
특히 소녀기에서 사춘기에 이르는 여자에서의 부정교합은 성격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정교합은 이 자체가 어긋나 있는 경우와 턱뼈가 맞지 않아 생기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제 부정교합이 되는 원인과 그 예방법을 알아본다.
첫째 어린이들의 손가락을 빠는 습관을 들 수 있다. 이런 습관으로 인해 윗니 중 앞니가 앞으로 뻐드러지고 아랫니 앞니가 뒤로 쓰러지게 되면 윗니와 아랫니가 닿지 않는 소위 개방교합이 될 수 있고 심한 경우는 아랫입술이 윗니 속으로 들어 갈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부정교합은 어릴 때 손가락을 빠는 습관을 고쳐줌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아래턱뼈가 골수염으로 손상되거나 타박상 등으로 골절된 아래턱뼈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다.
부정교합이 충치를 일으킬 수 있지만 반대로 충치는 그 염증이 아래턱뼈에 골수염을 일으켜 부정교합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일어날수 있다. 이 때문에 충치예방이 부정교합의 예방도 된다. 아래턱뼈에 골절이 생겼을 때는 교합에 관한 기본 지식이 있는 구강외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부정교합이 예방된다.
세째는 젖니나 영구치가 병으로 일찍 빠져 빠진 이의 양옆의 이가 앞뒤로 쓰러지고 빠진 자리와 마주 닿게 되는 이가 솟아나 부정교합이 되는 것이다. 이것도 역시 충치와 치주병의 예방 및 조기치료를 통해 막을 수 있다.
네째 젖니가 빠져야될 시기가 지났는데도 빠지지 않고 있어 영구치가 제 위치에 나오지 못하고 소위 덧니가 되면서 부정교합이 생기는 경우다.
젖니가 빠지지 않고 시기를 넘기면 적당한 때에 이를 뽑아줌으로써 부정교합을 예방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간격을 유지하는 보격장치를 만들어 이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다섯째는 잘못된 치과치료를 받아 부정교합이 되는 경우다. 따라서 치과치료를 받아야 될 일이 있을 때는 정식 치료의과기관에서 받도록 해야한다. 즉 양질의 치과의료를 제공받는 것이 부정교합을 예방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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