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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결혼관계|불화원인 50%가 "지나친 자기주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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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반가정에서 고부간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어렵고 미묘한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 가장 가깝고 사랑하는 한 남성(아들과 남편)을 사이에 두고 밀고 당기는 두 여성의 심리 자체가 사실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의식조사대상자 가운데 20.2%(응답자 7백34명중 1백49명)가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응답자 가운데 차남이하의 가정을 감안한다면 아직 대가족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가정이 많다는 표현으로 풀이된다.
고부간의 문제에 늘 부딪치고 있는 이들 주부, 시어머니 또는 며느리들은 고부간의 중요한 불화원인으로 『서로의 자기주장이 강해서』라는 항목에 가장 많이 응답하고 있다(49.9%). 그 다음이 『성격이 달라서』2%, 『남편 또는 아들의 사랑』13.8%, 기타 4.3%로 나타났다.
이같은 불화의 해결책으로 시어머니 또는 며느리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을 적는 난에 많은 주부들이 『며느리를 친딸처럼 생각해달라』『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처럼 생각해 달라』등으로 서로의 사랑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응답으로 『서로를 이해해 주었으면』『양보와 이해』『서로가 감싸준다면』등이 있다.
이밖에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바라는 것으로 『자신의 문화권을 강요하지 말라』『젊은 사람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각자의 일에 충실하고 서로 간섭을 않아야 한다』『무언가 받기 전에 주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등 며느리의 인격자체를 존중해달라는 요구가 많다. 한편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바라는 것으로 『자기 주장을 너무 내세우지 말라』『집안 일을 우선적으로 생각해달라』『며느리가 좀더 고분고분해 줬으면 좋겠다』『자고로 며느리는 착해야 한다』『시어머니의 의견을 따라달라』등이 눈에 뜨인다.
며느리의 불만 가운데 시누이가 그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시누이의 간섭이 고부불화의 원인이 된다고 쓰고 있는 주부가 더러 있으며 이들은 한결같이 딸의 말만 믿지 말고 며느리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라고 쓰고 있다.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가정 가운데 집안의 큰일을 시부모와 상의해서 결정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72.8%로 이는 대가족으로 살고 있는 가정에서 어른의 의사가 존중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남편하고만 상의한다』고 답한 사람은 24.4%, 『혼자 결정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2%이며 『친정식구하고 상의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0.6%였다.
시부모와 같이 살고 있지 않은 경우 과반수에 가까운 주부가 가끔 시부모에게 용돈을 드린다고 답하고 있다(44.4%).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드린다』고 답한 사람은 32.7%, 『거의 돕지 않는다』고 답한 주부는 11.8%였다. <김징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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