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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규씨의 시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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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달의 시중에는 김광규씨의 『북극 항로』 (세계 문학 겨울호) 『희망』 (문예 중앙 겨울호) 등 2편, 신경림씨의 장시 『남한강』 (13인 신작 시집) 이건청 씨의 『시내』 (문학사상 1월호) 홍중선씨의 『고향 친구 「그」』와 『청미 신작 시집』의 작품들, 송수권씨의『자서전』 『꿈꾸는 성』등 이 평론가들에 의해 지적됐다.
이중 김광규씨의 『북극 항로』『희망』은 시어가 쉽고 밑바닥에 날카로운 지성과 풍자 정신이 있는 시로 진정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현대인의 아픔을 표현했다.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이란 시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김씨는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어려운 관념을 표현 과정에서 상식적인 표현법으로 쉽게 쓰는 보기 드문 특성을 지닌 시인이다.
『북극 항로』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수법인데, 「비행기를 바라보며 새가 되려고 했으나」「결국 새가 되지 못한」본질적인 좌절감을 표현한다.
이상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결국은 도달할 수 없는 먼 것이란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적나라하다.
그의 『희망』은 절망과 희망이 대립되는 「이미지」를 반복시키며 절망을 넘어선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언어에 대한 믿음. 그 언어를 본질적인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희망은 언제나 앞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얻고 지켜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경림씨의 『남한강』은 1천3백41행이나 되는 역작 장편이다.
남한강 유역에 흩어져 살았던 민중들의 삶을 생생하게 재생시킨 이시는 넘치는 서정과 풍부한 민요 가락의 집대성, 웅장한 구성으로 현대 장시의 새 국면을 보여준다. 그의 장시 『새재』의 속편이다.
창비의 『13인 신작 시집』은 개인의 고독을 다루는 「모더니즘」과 공동체에 기반을 둔 민중 의식이 조화된 시들을 실어 81년 벽두를 장식한 시집으로 꼽히고 있다.
반 시동인 김창완·정호승·하종오씨의 작품과 신인 나종영씨의 『광탄 가는 길에』, 정규화씨의 『풀잎 1』 등을 과감히 실었다.
이건청씨의 『시내』는 서정의 해석이 참신하고 독특했으며 자연을 형이상학적 형태로 파악하는 힘이 두드러졌고, 홍중선씨의 『고향 친구 「그」』는 형태 해석이 재미있다는 평.
송수권씨의 『자서전』 『꿈꾸는 성』은 전통 지향적인 그의 고유한 감수성이 보인다.
시어 자체가 현대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토속어로 정통적인 서정시를 보여주고 있다.
여류 9인의 작품집인 『청미 신작 시집』은 「작으나마 신선한 초록의 윤기로 주변을 밝히려는 염원」이 담긴 것으로 꾸준한 노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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