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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TV」출연 원로 배우 복혜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늙은이가 오랜만에 「텔리비전」에 나간다고 그것도 기사거리가 되나….』
내년1월2일 방영되는 KBS 제1TV의 신년특집극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TBC-TV의 『사슴아가씨』이후 거의 6, 7년만에 시청자들과 만나게 될 원로배우 복혜숙 할머니(78). 『의학박사 사위(이화여대 성낙응 교수)덕분으로 다리만 빼놓고는 아픈데 한군데 없는』 정정한 모습이다.
복 할머니가 출연하는 신년특집극은 김수현 극본에 김수동씨가 연출을 맡은 3시간 짜리「컬러」단막극으로 청주에서 지물포를 경영하는 노부부(신구·정애란)와 노할머니(복혜숙)의 신정 맞이를 통해 핵가족시대의 노인문제를 조명한 작품.
『내가 「아씨」에서 망령할머니 역을 잘 했다고 이번에도 망령할머니를 시킬 모양』이라면서도 오랜만의 외출이 상당히 반가운 듯 『방송극 출연도, 「레코드」취입도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처음이었으니까 「컬러」까지 해 보아야지』라고 의욕을 보인다.
대퇴골이 부러져 6개월째 거의 나들이를 못했다는 복 할머니가 요즘 하는 일은 신문읽기를 포함한 독서와 칠보.
『옛날소설은 이미 옛날에 다 읽었고 요즘은 젊은 작가들의 것을 즐겨 읽는다』며 한수산·박범신·최호씨 등을 입에 올려 왕년의 멋쟁이다운「감각」을 과시한다.
몇년전까지도 극단 「제3무대」일을 보기도 했는데 요즘은 『젊은이들이 바쁜지』잘 찾아오지 않아 연극계와는 다소 떨어진 형편. 이번 나들이 때 겸사겸사 만나보아야겠다는 복할머니는 요즘 열성을 쏟고있는 칠보작품을 자랑스레 내보이며 늙지 않는 비결은 바로 늙지 않는 정신임을 몸으로 보여준다. <이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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