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부부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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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1일 하오 2시10분쯤 서울 길음2동 19 동방연립주택 아동25호 김종선씨(32·타워호텔 나이트클럽 웨이터) 집에 김씨의 여동생 애인인 이수석씨(23·무직)가 평소 김씨가 결혼을 반대한데 앙심을 품고 친구 이종천씨(22·재봉공·서울 신당4동 40의278)와 함께 찾아가 주인 김씨와 김씨의 부인 이규화씨(28)를 등산용 칼로 찔러 살해하고 달아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발생 9시간30분만인 11일 하오 11시40분쯤 집에 숨어있던 공범 이종천씨를 붙잡아 강도살인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주범 이수석씨(23·서울 현저동 101 금화아파트 30동103호)를 같은 혐의로 지명 수배했다.

<사건경위>
숨진 김씨 집 건넌방에 세 들어 사는 김선여씨(24)에 따르면 아래층인 23호에 놀러가 있을 때 위층 25호에서 다투는 소리가나 처음에는 부부싸움인줄 알았으나 『나마저 죽여라』는 말과 함께 『악』하는 소리가 들려 위층으로 올라가 보니 김씨 부부가 목과 가슴 등을 난자 당한 채 피를 흘리며 현관에 쓰러져 있었다는 것.

<수사>
경찰은 사건직후 20세 가량의 청년 2명이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숨진 김씨의 여동생 점순양(21)의 애인인 이씨의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수사를 편 끝에 하오 11시40분쯤 이씨의 친구인 이종천씨를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범행>
검거된 이씨에 따르면 주범 이수석씨가 지난달 30일 하오 10시쯤 서울 동대문구 D다방에서 만나 애인의 오빠가 결혼을 반대한다고 말하면서 술값 수금한 돈 등 항상 현금 1백만원 정도는 지니고 있으니 김씨 부부를 살해하여 80만원은 공범 이씨에게 주기로 약속하고 범행했다.
이들은 청계천7가 양복점에서 재봉공으로 일하면서 알게돼 이날 상오 11시30분쯤 주범 이씨가 사는 서울 현저동 금화아파트 집에서 만나 범행을 모의, 집 근처에서 범행에 사용할 등산용 칼 2자루를 산후 김씨 집으로 찾아갔다.
주범 이씨가『왜 우리의 결혼을 반대하느냐』고 김씨 부부와 10여분동안 말다툼을 벌이다 주범 이씨가 먼저 부인 이씨를 칼로 찌르는 순간 친구인 이종천씨도 김씨를 칼로 난자, 숨지게 했다는 것.

<범행동기>
주범 이씨는 김씨의 여동생과 만나 3개월 동안 동거하다 지난 7월 김씨의 반대로 강제로 헤어지게되자 평소 앙심을 품어왔다는 것.

<피해자 주변>
김씨 부부는 10년 전 결혼, 장남 희철(11), 희수(7)군 등 두 아들을 두었는데 사건당시 학교에가 집에 없었다.
15년 동안 「웨이터」생활을 해온 김씨는 지난 10월 북악「파크호텔」서 「타워호텔」로 직장을 옮긴 후 월 60여만원의 수입으로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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