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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흥물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세계적 불황 속에 모든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 불황 속에서 이색호황지대지도 있다. 월등한 기술이나 경영합리화·특수·이색상품을 무기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불황을 이긴 기업들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불황 속에 수출 늘어>
『미국·독일·「이탈리아」등 선진 여러 나라는 물론 소련 등 공산권에도 우리 우산이 진출해 있습니다. 우산장사로는 성공한 셈이죠-.』
어려운 기업의 여건 속에서도 착실히 기반을 다져 온 우산전문「메이커」세흥물산(주)의 서경덕 사장은 사뭇 자랑스러운 듯 우산을 펼쳐 보인다.
금년의 세계적 불황으로 다소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워낙 품질을 공인 받고 있기 때문에 불황 속에서도 수출은 계속 늘고 있다 한다.
역경 속에서 잘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는 의지아래 1백여 명의 전 종업원이 전력투구한 결과 11월말 현재 우산만으로 3백1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종업원 1인당 3만「달러」어치(2천1백 만원)를 수출한 셈이다.
『앞으로 연말까지는 한 달이 남아 있고 주문 받은 양도 충분하나 원자재확보에 문제가 있어 의욕보다는 다소 뒤떨어질 것 같습니다.』
세흥물산이 우산을 본격 수출한 것은 지난 76년부터다.
지금의 경영진들은 그 때만 해도 일본현지법인의 수출에 밀려 도산 직전에 있던 우산업체를 인수해 싸구려제품을 주로 생산, 미국시장에만 내다 팔았다.
다행히 수출이 활기를 보여 인수다음해인 77년에는 인수당시에 비해 4배(1백20만「달러」)로 수출이 늘어났다. 지난 4년 동안 10배의 신장률이다.
지금 생각하면 조잡하기 그지없는 상품이지만「값이 싸다」는 이유로 수출이 잘된 것 같다고 한다.

<시장 다변화에 힘써>
이렇게 수출이 늘어나자 시장 다변화와 제품의 고급화가 필요했다.
상품고급화를 1차 목표로 정하고 기술자들을 해외에 내보내 연수를 시키는 한편 싸구려상품의 「이미지」를 씻기 위해「마키팅」에도 힘을 썼다.
많은 종업원들이「캐털로그」와 우산「샘플」보따리를 들고「유럽」지역의 도시구석구석까지 헤맨 끝에 그 까다로운「유럽」시장에 기반을 굳힐 수 있었다.
수출구조도 크게 변해 77년만 해도 미주지역에 전람 수출하던 것이 78년에는 독일 등 「유럽」지역과 미 주가 각각 절반정도가 됐다.
특히 작년부터는「유럽」각국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이제까지「바이어」의 요구에 따라 상표를 붙여 주던 것이 점차 고유상표인「두루미」라는 상표로 팔려 나가게 됐다.
『독일의 유명한 백화점「코르텐」에서는「두루미」목제 우산이 개당 60「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코르텐」이라는 국제적 명성이 있는 우산이 개당 70∼80「달러」를 받고 있으니 꽤 고가 품에 속하는 셈이죠.』
올해 초「프랑스」의「피에르·가르탱」과 상표사용권계약을 맺어「피에르·가르탱」상표를 붙인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됐다.
또 공산권의 진출도 두드러져「핀란드」를 통해「모스크바」나 동구권에도 소량이지만 진출하고 있다.
우산이란 10개의 공정에서 1백18번의 사람손질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종업원 한사람 한사람의 성의가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고 한다.

<값비싸 미선 안 팔려>
이러한 정성으로 작년 말부터는 독일의「크널포」사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소량이나마 납품에 성공했다.
기술자문도 공짜(?)로 얻는데 성공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렇게 고가 품에 치중하다 보니 자연 미국시장에 호소력이 있는 중급 품이나 대중 품의 생산에 소홀, 미국시장은 정체상태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 수출품의 90%정도가 독일 등「유럽」지역에 팔려 나갔고 미국시장에는 아주 적은 량이 수출됐다.
『시장이 넓기로는 미국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이의 개발도 필요합니다. 중공 등 이 싼 임금을 배경으로 시장을 급속히 늘려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업체로는 안타까울 뿐입니다.』
실용품을 값싸게 대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현재 제조기술을 인정받아 「아프리카」「케냐」와 합작회사설립이 추진중이나 자금 염 출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좋은 투자대상이 있어도 돈걱정이 앞선다.
『「브랜드·이미지」도 없는 중소기업제품이 국제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수출이 계속 늘어나기까지는 남모르는 노력이 많습니다.』
현재 시설이 낡아 개체 하려 하나 목돈 없는 중소기업이고 보니 어렵기만 하다는 표정이다.
세흥물산 제품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도 인정받아 신세계·미도파·반도상사 등 국내 유명백화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윤석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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