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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장해자에 따뜻한 사랑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인간의 가치는 그의 신체적 조건에 따라 결정지어질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불구자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공평치 못한 대우를 받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반면 육신은 건강하나 올바른 삶을 살지 않아 사회에 해만 끼친다면 이들 또한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불행한 이들이다. 이 사회는 태초부터 선인과 악인, 건강한 자와 불구자들이 모여서 살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들은 어떻게 이들과 어울려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을 늘 생각하고 노력해 왔으며 국가에서는 여려가지 방법으로 모든 국민들이 복된 삶을, 값있는 삶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사회복지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다.
각 나라가 복지정책에 어느 정도 심혈을 기울었느냐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장해자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건강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로 나타난다.
어느 나라든 정부는 교육가능 장해아동의 완전 취학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그 장해의 정도에 따라서 가벼운 경우에는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을 설치하여 통합 교육을 시키며, 일반 장해 아동들을 위해서는 특수학교를 설립·운영토록 하고 그 형편에 따라 기숙제나 통학제를 선택케 하고 있다. 장해 정도가 매우 심한 아동들을 위해서는 방문교육을 실시하며 보호자의 사망 후에는 정부차원의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을 마친 후에는 기업인들의 협조를 받아 취업의 기회를 주어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취업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각자의 능력에 맞추어 직업훈련을 시킨 후에 사회로 복귀시킨다. 또 이들이 일하게 되는 기업들은 장해자들이 일할 수 있는 시설들을 갖추어 놓고있다.
장해자의 천국이라는 「캐나다」에서는 학교·병원·공공건물 등에 국제재활 「마크」가 부착되어 있는 시설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작은 도시의 변두리에 있는 식당에도 「흴·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 계단 및 화장실이 준비되어 있다.
이들이 사용하고있는 기구들을 생산하는 기업들에는 세제의 혜택을 주어 계속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모든 것은 그 나라의 경제력과 인격을 존중하는 수준 높은 국민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장해자 인구가 정확하게 파악되어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복지대책은 극히 미미하며 소수의 장해자들만이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금년에 실시하는 인구 「센서스」로 장해자의 인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종합 복지 대책의 자료로 쑬 수 있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1981년 「세계 장해자의 해」를 맞이하여 정부에서는 장해자 복지 법안을 제정, 그 통과를 서두르고 있으며 민간 단체와 더불어 여러가지 기념 행사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는 국민들에 대한 계몽사업의 일환으로 그간 소외되었던 장해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장해자 자신이나 그 가족들의 어려움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무관심 속에 지나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어려움을 정부와 사회가 덜어줄 때가 된 것 같다. 이 때에 장해자와 가족들은 과감히 사회에 문제를 제기시켜 정당한 권리를 찾고, 찾아주어 참다운, 가치있는 인간임을 보여주어야겠다. 그들을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태세를 갖추도록 요구해야 한다.
사회의 편견은 장해자들에게 제일 큰 장애의 요인이 되어왔다고 이제 「세계 장해자의 해」를 맞이하게 되어 우리 모두 불행한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어줌으로써 용기를 북돋워줘 뜻있는 인생을 살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
정부에서도 대망의 80년대에 복지국가 건설을 목표로 실정한바 있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장해자 복지 정책을 과감히 펴 줄 것을 부탁하며 국민들의 협력으로 더욱더 발전된 국가의 면모를 다른 나라들에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민정애(한국 뇌성마비아 복지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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