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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 연극배우 백성희 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6세 때부터 37년 간 연극무대를 떠나지 앉고 지켜온 연극배우 백성희씨(53·국립극단단원)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29회 서울시문화상(연예부문)을 받게됐다 (시상식은25일하오2시·세종문화회관 소 강당).
『물론 기쁘지요. 그러나 아무래도 젊은 날과는 달라서 그저 하나의 자극으로 받아들일 뿐입니다.』
지난달에도 국립극장30주년공로상으로 대통령표창과 훈장을 받은 그는『평소 나이를잊고 사는데 이럴때면 새삼 늙어가는 자신을 느낀다』며 담담하게 웃는다.
동덕여고 재학 중이던 43년, 당시 부민관에서 공연된 『봉선화』 를 첫무대로 「데뷔」한 백씨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은 거의 4백여 편.
『주어지는 역을 거의 마다않고 하다보니 어느 새 그렇게 되었군요. 그중 가장 인상에 남는것은 고 유치진 선생이 쓰고 연출하신「나도 인간이 되련다」의 「나타샤 김」역이 지요.』
이외에도 「데네시·월리엄즈」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창작극으로는『마의태자』 『달집』 등이 잊혀지지 않는다는 그는 요 근래 TV출연도 일체 끊고 연극애만 전념, 현재 국립극단의 올 마지막 공연인『산수유』(오태석 작·이해낭 연출)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4O년이 가깝도록 연극에 몸 바쳐온 것은 오직 『연극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연극의 정직하고 성실해야만 하는 속성에 반했기 때문』. 그는 요즘의 젊은 연극인들이 숨은 노력 없이 무대에 너무 쉽게 서려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어려운 연극의 길을 가도록 뒤에서 밀어준 남편 나조화씨 와는 14년 전 사별하고 노모와 아들·며느리·두 손녀와 함께 개봉동에서 살고있다.
72년부터 4년 간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국립극 단장을 지내기도 한 백씨는 『나이가 허락할 때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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