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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척추분리증, 신경성형술로 당일 퇴원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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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직장인 김모(56)씨는 평소에 허리가 좀 약하다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허리 증상이 없었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허리를 무리하게 사용하면 허리 통증이 지속되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물리치료나 진통제를 사용해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하지만 최근 오른쪽 사타구니가 아프면서 고관절 부위에 통증이 나타났다. 발로 땅을 딛기 힘들고, 허벅지까지 통증이 발생했다. X선 촬영과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진단을 한 결과 척추분리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이 같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김씨는 분리된 척추가 신경을 압박하는 소견이 없었다. 따라서 그는 인체친화적인 신경성형술을 받고 거뜬히 당일 퇴원했다.

척추뼈를 이어주는 부위의 뼈가 끊어져 있는 상태를 ‘척추분리증’이라고 한다. 척추분리증은 대부분 출생 시기부터 시작된다. 10명 중 한 명이 척추분리증일 정도로 빈도가 높다.

후천적인 척추분리증도 있다. 체조선수나 운동선수처럼 지속·반복적인 허리 충격을 받는 사람들이다. 초기 증상은 허리통증과 골반통증이다. 사타구니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척추분리증이 심하지 않다면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젊었을 때는 증상이 없다가 중년이 지나면서 허리가 아픈 사람도 흔하다.

초기에는 단순히 분리증만 있는 상태에서 끊어진 뼈가 앞으로 미끄러진다. 이를 척추전방전위증이라고 한다.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과 비교하기 위해 분리증형 척추전방전위증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분리된 뼈가 앞으로 밀려나가거나, 분리된 부위가 약해져 움직일 때마다 척추뼈가 흔들리면 척추신경이 압박을 받는다. 이런 상태를 분리형 척추전방전위증에 의한 척추관협착증이라고 부른다. 이 상태에 이르면 허리·골반·허벅지에만 국한돼 나타나던 통증이 허벅지를 따라 종아리나 발목·발바닥까지 저리고 아프다.

단순한 척추분리증이라면 단순 물리치료나 진통소염제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런 상태에서 허리근력 강화 운동으로 척추분리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됐거나, 분리된 척추가 움직이는 동작마다 흔들릴 때는 신경압박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일시적으로 신경을 압박하면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나을 수 있다.

초기라면 염증 제거약을 투여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약물 투여로 효과가 없으면 직접 신경 부위의 염증을 제거하고 부기를 빼주는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당일 시술·퇴원이 가능하다.

만성적이고 압박 정도가 심하다면 척추유합술을 한다. 최근에는 미세수술기법을 이용해 1~2㎝의 구멍을 통해 경피적 척추유합술을 한다. 수혈이나 흉터가 거의 없고, 시술이 간단해 수술 부담이 없다. 미세현미경 등 첨단 장비를 통해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한 뒤 척추뼈를 고정시켜 준다. 이 같은 ‘간편유합술’은 출혈이나 근육 손상이 적어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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