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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기온으로 깊어진 흉작 세계 곡물 값이 춤춘다-국제시장을 통해본 수급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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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세계의 곡창」미국이 올 여름 이상기온으로 농산물 생산에 큰 타격을 입은데다 소련과 중공이 역시 흉작으로 곡물 사재기를 하고 나서 국제 곡물시장의 수급사정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대두·옥수수 등을 취급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시카고」곡물시장(보드·오브·트레이드) 이나「뉴욕」의 면화시장 등 미국의 선물시장들은 지난 7∼9월에 투기까지 곁들여 광란적인 가격 상승을 보였다. 「시카고」곡물시장의 경우 지난 6월에는 대두가 1「부셸」당 6「달러」, 옥수수는 2·70「달러」정도였다. 그러나 9월의 「피크」때는 대두가 8·60「달러」, 옥수수가 3·50「달러」까지 올랐다. 약 3개월 사이에 대두는 40%, 옥수수는 30%정도 오른 셈이다.
곡물 값은 10월 들어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흉작의 상처가 워낙 깊은데다 시간이 감에 따라 감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시장 곡물 값이 다시 뛸 것은 명야관화하다.
미국의 곡물생산은 작년까지만 해도 대풍이었다. 이것이 올해는 혹심한 더위와 가뭄으로 대흉이 예상된다. 근대적인 농업기술도 기상은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의 한발은 6월 하순부터 시작돼 8월말까지 2개월간 계속됐다. 옥수수는 7월초의 수분기에 화씨 1백도(섭씨38도)이상의 무더위의 습격을 받고 엉망이 됐다.
한발에 강한 대두도 「아칸소」「조지아」「미주리」주 등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개중에는 수확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밭도 있다.
미 농무성이 발표한 생산 예산량은 달이 지날수록 하향조정 됐다 9월1일 현재의 생산 예상량은 옥수수가 65억3천4백만「부셀」(1「부셀」은 약25㎏)로 전년대비 15·9%감소했고 대두는 18억3천1백만「부셀」로 전년대비 19·3%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곡물은 이제부터 수확작업에 들어가며 옥수수 등은 껍데기를 까보지 않으면 열매가 제대로 여물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실체 생산량은 이보다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면화도 9월19일의 「뉴욕」시세가 「파운드」당 97·77「센트」로 과거 가장 비싼 값이었던 73년 9월의 99「센트」에 육박했다. 6월초에 비해 35% 오른 값이다.
그 뒤 「미시시피」지역에 호우가 내려 상당한 감산이 예상되는데 최종적으로 전년보다 20%이상 감산될 것이라는 것이다.
사탕도 계속 비싼 값이 계속될 것이다. 「쿠바」사탕 밭에 병이 들어 사탕농사가 많이 망가졌으며 소련에는 호우가 내려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서독의 권위있는 통계회사인 FO「리히트」사는 79년에 이어 80년에도 생산고가 소비고를 하회해 수급역전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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