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화장품· 세척제 보관 조심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어린이들이 화장품이나 세척제를 음식물로 잘못알고 먹었다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고가 차차 늘고 있다. 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화장품이나 세척제에는 대개 과실과 비슷한 향기가 조향(조향)돼 있는데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어린이들의 손이 닿기쉬운 곳에 놓아두는 것이 예사다. 이때문에 호기심이 강하면서 판별력이 모자라는 어린이들이 음식물로 잘못알고 삼키거나 온몸에 찍어 바르는 일이 잦다.
화장품이나 세척제를 잘못알고 먹었을때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급성중독과 「알레르기」발증. 이밖에 신체의 이상발현이 생기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세대 소아과 윤덕진 교수는 최근 4세 여자어린이의 젖멍울이 어른처럼 커지는 것을 발견, 발병원인을 추적한 결과 어머니가 사용하는 「호르몬·크림」을 장기간 소량씩 먹기도하고 몸에 발라온 때문인 것으로 밝혀냈다.
최근 고려병원에서 위궤양치료를 받은 5세 남자어린이는 연마제(연마제)인 치약을 상습적으로 먹어 어린이에겐 흔치않은 궤양을 일으켰다.
경희의료원에서는 욕조용세제를 마신 4세 남자어린이가 복통을 일으켜 응급실을 찾아 위세척으로 위기를 넘긴 경우도 있다.
서울대약대 홍문화 교수는 화장품의 경우 대체로 독성이 낮아 장기간 상습적으로 섭취되면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세척제의 독성은 급성중독을 일으킨다고 했다. 「샴푸」, 「린스」 , 부엌용· 욕조용· 화장실용 세제와 유리닦기등 소위 제면활성제(제면황성제- 거품제품)의 주성분은 「소듐」과 「알킬벤젠」이든 SLS· GAS· ABS등. 이들 성분은 화장품의 유지· 색소· 향료에 비해 강한 독성을 갖고 있어 인체에 흡수될 경우 복통· 설사· 혼수· 신경마비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대부속병원 국홍일 피부과장은 화장품에 사용되는 향료중 국제적으로 안전성실험을 거처 사용해야하는 것은 15종류라고 지적하고 제품회사들이 향료와 색소· 방부제의 사용종류를 비밀로 하고있어 환자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서울대 홍 교수는 화장품과 세척제는 독성때문에 일본에서는 일반 한의마약(한외마기)이나 극독물과 같이 취급하고 있다고 말하고 외국에서는 어린이들이 잘못알고 먹는 것을 막기위해 강한 힘을 가해야 뚜껑이 돌아가거나 일정위치에서 뚜껑과 몸체가 맞도록 조작해야 열리는 특수용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어린이들이 이들 제품을 잘못 알고 먹는 사고가 났을경우 어떤 물길을 섭취했는지, 그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법적으로 제품에 성분표시의 의무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윤 교수는 어린이들에게 『화장품은 먹는 것이아니라 치장을 하는데 쓰는 것』이라고 교육을 시키고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앉는 곳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