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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간암은 40대 이후에 잘 걸린다|정환국<가톨릭 의대·내과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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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간암은 간조직 자체에서 생기는 1차적, 또는 원발성 암이 있고, 다른 장기에서 생겨 간에 옮겨온(전이) 것이 있다.
전이된 암은 그 암이 최초로 발생된 장기의 종류에 따라 예후 및 치료법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는 언급을 피하고 원발성간암에 대해 설명해 본다.
원발성간암이라고 하면 99%까지는 간세포암이고 나머지 1%만이 담낭상피세포암이다. 그 외에 악성종양으로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근자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간암은 구미에서는 드물지만 동양, 특히 한국·대만·「홍콩」등지는 40대 이후의 생명을 앗아가는 흔한 질병의 하나다. 정확치는 않지만 모든 암종중 10%이상은 간암으로 보아도 된다. 만성간염의 10%는 10년 내에 간암이 되고, 간경변의 20%도 간암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환자에 있어 갑자기 쇠약해지고 열이 난다든가, 특히 간부위(우측상복부)에 참기 힘든 동통이 생기거나 갑자기 간이 커지면 일단 간암을 생각해 보아야한다.
예후는 이러한 증상이 생기고 6∼12개월 후에 사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3∼4년까지 사는 수가 있다.
사람에 있어서의 간암의 원인은 아직 분명치않다. 그러나 동물실험, 또는 경험적으로는 몇 가지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B형간염「바이러스」다. 단순한 음주에 의한 간경변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5%이내인데 비해 B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은 20% 이상에서 간암이 된다. 또 한 가정에 B형간염의 전염원이 있어 여러 가족이 감염될 경우, 간암이 많이 생기며 간암환자의 대부분에서 B형간염「바이러스」가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이「바이러스」가 간암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간암 거의에서 B형간염「바이러스」감염을 볼 수 있다.
영양장애·기생충, 특히 간「디스토마」감염 등도 간암의 원인으로 생각되고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없다. 그 외에「아푸라톡신」이라는 곰팡이 종류가 동물에서 암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됐고 이 곰팡이가 많이 들어있는 땅콩을 많이 먹는 민족에 간암이 많다는 보고도 있다. 한때 우리 나라의 기호식품인 된장에도 이것이 들어있다고 문제가 된 일이 있으나 실제로는 간암과 관계가 없다고 한다.
또 피임제를 대량, 장기 사용하면 간암이 된다는 얘기도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 확인된 일이 없고, 「비닐」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어떤「가스」를 10년 이상 흡입하면 아주 드물게 간혈관에 암이 생긴다고 하나 염려할 정도는 아니고 유의할 정도다.
이러한 간암을 치료하는 좋은 약제는 아직 없다. 그러나 전문의의 진단을 받으면 치료가 되는 간종양인지 아닌지가 밝혀지고 초기에 발견, 수술하면 치유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요즘 동위원소를 사용한, 간주사·혈관조영·복강경검사·간침생검 등 진단기술이 발달되어 조기발견이 증가되고 있다.
앞으로 멀지않아 간염「바이러스」감염의 예방과 완전한 화학요법이 개발될 것으로 보여 간암치료에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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