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매각 위력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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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기자] 지난 7월 17일 드디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부지에 대한 처리방법이 결정됐다.

그동안 서울시가 추진해온 코엑스, 잠실운동장을 포함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계획에 맞춰 한전이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 등을 놓고 몇 년간 검토 작업이 진행되어 왔으나 결국 부지를 경쟁입찰을 통해 최고가에 매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강남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전지역에서도 가장 노른자위의 땅이라 평가받아온 한전부지가 매각이 되고 그 땅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개발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유력 매수업체는 국내에서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해외자본으로는 중국의 녹지그룹(Green Group)과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Las Vegas Sands Group)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실제 현대차그룹은 적극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매각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지에 대한 입찰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얼마전 입찰가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 용역입찰금액을 참고할 때 최저 입찰가가 약 3조1200억원으로 추산되는 바 이를 땅값으로 나누면 3.3㎡당 약 1억3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용도지역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 것을 감안한다면 부지가격이 비현실적인 가격이라고 보이지만 이미 서울시와 협의하여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기로 되어 있다고 하니 그럭저럭 강남 요지의 땅값이 이 정도는 되겠다고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전부지 주변에 위치하는 부동산들의 가격이 한전부지 땅값을 따라가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부지는 개발의 잠재력이 있는 땅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주변 부지는 자체적으로 개발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로 인해 호가가 2년만에 50% 이상 상승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전부지가 주인도 결정되지 않았고 개발계획도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부지의 땅값이 50%이상 올랐다는 것은 한전부지에 거는 기대가 상식적인 선을 넘어선 것이 아닌가 염려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당사에 매각을 의뢰한 한전부지 주변 매각부동산은 10여 건으로 모두 이면도로변에 위치하고 중소형 근생복합 빌딩임에도 불구하고 희망매도가가 땅값을 기준으로 평균 3.3㎡당 8000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인근 빌딩 가격 2년새 50% 뛰어

현재 형성된 희망매도가가 다소 부풀려진 부분이 있어 소유자에게 적정가격에 대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미확정된 미래상황에 대한 기대치로 인해 조정의 여지가 극히 제한적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같은 기대치가 결국 재작년 이후 한전부지 주변의 부동산이 거래된 사례가 없을 만큼 거래공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초 공개입찰이 8월말로 예정되어 있어 빠르면 조만간 한전부지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가 결정될 것이고 이에 따라 주변지역의 변화된 모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방향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많은 협의가 이루어지겠지만 개발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한전부지 개발에 대한 막연한 기대치도 어느 정도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재의 거래공백 현상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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