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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중앙회 김봉재 회장 은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기연임, 만11년6개월 동안 중소기협중앙회 회장으로 중소기업을 이끌어온 김봉재회장(71·사진)이 5일 기협중앙회 등 일체의 공직에서 은퇴할 것을 선언했다.
김회장은 스스로를 때묻은 구세대의 유물로 자인하고 『새 시대 새 지도자를 만난 지금 보다 연관력 강한 유능한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한 때문』이라고 용퇴의 이유를 밝혔다.
김회장은 아직도 임기를 1년6개월이나 남겨놓고있다.
경제계 최초의 민선회장인 김씨의 용퇴는 스스로 밝힌 것처럼 중소기협을 아끼는 일념 때문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용퇴를 결심한 것은 지난8월말 『새 시대에 새 지도자가 들어선 지금 경제계의 개편 없이 사회개혁의 성공은 어렵다』는 소신을 대한상의·전경련·무역협회 등 다른 경제단체장에게 알리고 우선 자신이 은퇴선언을 한 것이다.
김 회장의 은퇴는 경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중소기협중앙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69년3월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부터다.
그 후 11년반동안 자신을 희생해가며 중소기업육성에 오직 외길의 정성을 쏟았다.
그 동안의 주요업적을 보면▲71년2월 『중소기업 근대화촉진법제정을 위한 대통령에게 보내는「메시지」』를 신호탄으로 중소기업의 근대화를 위한 획기적 방안을 주장한 결과 8년만인 내년2월 이 사업을 전담하는「중소기업진흥공단」의 설립을 보았다.
▲긴급조치 3호가 발표된74년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위해 특별자금 3백억 원을 받아낸 것을 비롯해 금융기관의 대출순증중 30%를 중소기업으로 돌리고 여신규제에서 해제하는 조치를 보았다.
▲74년6월 대구에 경북지부를 설치한 것을 비롯해 76년에는 부산 전남 충남지부를 설치하는 등 78년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지부 망을 갖게되었다.
한편 세계중소기업국제회의창설을 주도해 75년 이의 결실을 보았으며 77년엔 한국에서 제4차 세계대회를 개최, 민간외교에도 한 몫을 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 공적을 인정받아 올6월 미국중소기업국제협의회 (ICSP)에서 비 미국시민으로서는 최초로「세계중소기업유공지도자」상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건전생활 중앙협의회」설립을 제창, 결실을 본 후 전국각지를 누비며 근검절약을 호소하다 쓰러져 급격한 건강의 악화를 초래했다.
김 회장은 5일 고별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대기업일방지원이 중화학분야의 과잉투자를 빚었고 결과적으로 온 국민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중소기업 경시풍토를 나무랐다.
김 회장은 또『기업을 맡은 사람은 특히 공직을 맡는데 철학이 있어야하며 체제에 위배되지 않는 한 돈 있는 사람은 사회환원도 할 수 있고 나같이 돈 없는 사람은 몸과 마음을 다해 일했다』고 말했다.

<박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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