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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권 세습을 노리는 족벌정치 늘어|김일성-「차우셰스쿠」가 가장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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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괴로부터 「루마니아」에 이르기까지 공산국가에 족벌정치체제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서독의 시사주간지「슈피겔」 에 따르면 북괴의 김일성이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친척들을 요직에 앉힌 것과 같은 양상이 여러 공산권에서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공산권 내부의 족벌주의는 「스탈린」 시대와는 견줄 바 아니다. 북괴를 예로 든다면 김일성은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지목해 권력의 세습제도를 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일성은 4촌 매부를 외상에 기용한 것을 비롯, 15명이나 되는 친척을 요직에 중용하여 족벌정치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공산국가의 족벌정치는 1964년에 실각한 「흐루시초프」전 소련수상이 첫 번째로 사위인「알렉세이· 아주베이」를 소련역사상 최연소 내무차관으로 승진시키면서 시작된 것이다.
소련의 「브레즈네프」 역시「흐루시초프」식으로 아들「율리」 (47)를 대외무역생 제1차관에 임명해 70세 노령인「파톨리체프」무역상의 뒤를 잇게 할 방침이다.
그러나 아무리 소련이라 해도 족벌정치에 관한 한 「루마니아」 의 「차우셰스쿠」 대통령이나 「불가리아」의 제1서기「지프코프」를 따를 수 없다.
그 가운데 「차우셰스쿠」의 족벌정치는 전 공산 세계에서도 이름이 높다. 형제들을 보면 육군소장,「오스트리아」 주재 경제대표부 대표, 당기관지의「칼럼니스트」와 「키에프」 주재총영사 등이며 세명의 매부 역시 전직 및 현직수상과 석유회사 사장으로 놀랄만한 족벌체계다.
그런가하면 아내 「옐레나」는 제1부수상이며 아들 「니쿠」는 국가평의회 비서장, 그밖에 조카들마저 부수상과 장관으로 승진시켜 「차우셰스쿠」는 공산세계 제1의 족벌정치를 만끽하고 있다.
족벌정치라면「불가리아」의 「지프코프」 도 「루마니아」의 「차셰스우쿠」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류드밀라」라는 영국유학출신의 딸을 장관급인 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사위인「이반·스라프코프」를 하루아침에 기술직에서 방송국장으로 발탁했다. 뿐만 아니라 정치국의 신인기용도 철저한 족벌 우선의 원칙이다.
몇몇의 소장 정치국원중 「류드밀라」는 「지프코프」의 38세 된 딸이며「안드레이·루카느프」 (41)는 정부수상이자 외상인「카를로루카노프」의 아들이다. 그런가하면 「페테르·믈라데노프」 (44)의 아버지는 「지프코프」와 함께 빨치산 대열에 참가했던 혁명투사이다.
이처럼 족벌정치라면 동독· 「폴란드」·중공, 심지어「쿠바」 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현상이다. 단지 족벌정치가 공산세계, 특히70년대 이후의 공산세계에서 싹트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본-이근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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