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주당의 「카터」재 지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 민주당은 11일 부터 나흘동안「뉴욕」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가터」대통령을 금년11월 대통령 선거에 내세울 대통령후보로 재 지명했다. 「카터」후보는 이렇게 해서「케네디」상원의원의 집요한 도전을 뿌리치고 재선가도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정상적인 사정 아래 서라면 예비선거에서 벌써 지명 선을 훨씬 넘는 대의원을 확보한 「카터」 후보의 지명 자체는 형식적인 절차로 그치고 전당대회는 유권자들 앞에 당의 결속을 과시하는 정치「쇼」의 무대가 되어야했다.
그러나「카터」후보의 인기는 예비선거단계에서는 상상도 못했을 만큼 내리막길을 달려 전당대회 직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의「리건」후보가「카터」후보를 47대27로 크게 앞지를 만큼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그것은 현직대통령의 인기로는「사상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케네디」 진영에서는 「카터」 후보로는「리건」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워 대의장 3천3백31명이 예비선거의 결과에 구속받지 앓는 소위 자유투표로 후보를 선출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치명적이 아닌가 싶던 이 도전을「카터」진영은 표 대결로 일단 극복했다.
그러나 「카터」후보는 정강정책의 토의에서 「케네디」 진영의 1백20억 「달러」규모의 액용 증대 계획과 빈민층의 인공유산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같은 진보적인 정책을 채택하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카터」진영은 그러고도「케네디」지지 세력의 상당부분이 「카터」 지지를 거부하고 민주당의 전열을 이탈하는 사태를 방지하지 못했다.
「리건」후보는 벌써「위대한 미국의 부활」 이라는 구호를 가지고 「카터」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그가 주장하는 대소 힘의 우위, 최신무기의 개발, 미국과 대만관계의 강화, 주한미군철수반대, 「페르시아」 만에서의 미국의 국익보호 같은 일련의 강경 노선은 소련의 팽창정책 앞에 강대국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현실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의「무드」에 상당한 호소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문제에서도 「리건」은 파격적인 감세안과 「인플레」대책이라는 걸 가지고 「카터」 후보를 수세로 몰고 있다. 「카터」대통령은「현직」이라는 결정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국내외, 당내, 그리고 「집안사정」으로 인한 무거운 부담을 안고 상대방 보다 한발 늦게 본지의 무대에 뛰어든 셈이다. 「카터」후보는 공교롭게도 4년 전「현직」인「포드」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장본인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노선의 대동소이함이 자주 강조되고 있기는 해도 대통령「카터」와 대통령「리건」의 차이는 엄청나다. 따라서 「카터」후보가 앞으로 남은 4개월 동안 과연 현직의 이를 십분 발의하여 백악관을 지켜낼지 아니면「포드」처럼「현직낙선」의 비운을 맞을지의 여부는 세계적인 주목거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