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북-첫패권-봉황기쟁탈 고교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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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천안배일고가 제10회 봉황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서울배재고를 2-0으로 물리치고 우승, 창단 3년5개월만에 고교야구의 정상을 정복하는 감격을 누렸다. 배일고는 8일 서울운동장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배재고와 팽팽한 투수전을 거듭하다가 행운의 7회초 2사만루에서 배재고 유격수 안종만의 어이없는 악송구로 2점을 얻어 힘겨운 승리를 거두었다. 이 대회에서 배일고 유격수 전대영이 최우수선수상을, 이상군(배일고투수)이 최우수투수상을, 또 고교야구사상 첫「사이클·히트」를 기록했던 대구상고 5번 이종두가 타격상을 각각 받았다.
천안배일고 이상군과 배재고 김진원투수의 숨막히는 투수전으로 6회까지 거듭되던「영의 행진」은 7회에야 배일고에 의해 깨졌다. 배일고에는 실로 행운의 7회였고 배재고로선 통한을 씹은 마의 7회였다.
배일고는 7회초 선두5번 김경호가 배재 김진원투수와 끈질긴 실랑이 끝에 제10구째에 사구를 골라 돌파구를 열었다.
배일고는 이어 6번 김상국이 중전안타로 1루의 김경호를 3루까지 보내고 자신도 2루에 성공했으며 7번 대타 최재명도 사구로 출루, 무사만루의 황금「찬스」를 만들었다.
이 호기에서 투수인 8번 이상군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싱겁게 물러났고 9번대타 이강호도 1루앞 땅볼을 쳐 「홈」으로 뛰어들던 3루주자 김경호를 「홈」에서 「아웃」시켜 모처럼의 득점「찬스」가 다시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배일고는 지난2일 부산고와의 3회전에서 연장11회초 결승타를 날렸고 7일 광주상고와의 준결승전에서 연장11회말 극적인 동점타를 날렸던 「찬스」에 강한 1번김용대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김용대는 이같은 기대에 부응하둣 투수키를「원·바운드」로 넘기는 강한 타구를 때렸고 긴장한 배재고주장인 유격수 안종만이 1루에 악송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적실에 편승, 2·3루주자가 일거에 「홈인」, 행운의 2점을 선취함으로써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배일고는 1회초에도 1번 김용대의 중전안타와 2루후 2번 한재열의 보내기 「번트」로 1사3루를 만드는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3번 전대영이「드리·번트」로 또 4번 김형노가 삼진으로 물러나는등 후속타가 불발했다.
배재고는 6회말 선두7번 노찬엽이 좌익선상을 꿰뚫는 2루타를 터뜨렸으나 8번 국종호, 9번 이기호, 1번 이희종이 내리「라이너」·「플라이」·삼진으로 범퇴, 귀중한 선제득점 「찬스」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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