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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통령 중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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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근 개헌논의가 재개되면서부터 「강력한 대통령중심제」가 필요하되 선출방법은 「간선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나라마다의 여건이 중요한 마당에 대통령중심제라고 해서 꼭 직선을 해야하고 내각책임제면 꼭 간선제여야 한다는 등식이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직선제는 국민이 직접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선출해서 참여의 갈증을 푼다는 소박한 이론에 부합하지만 우리에게 있어서는 그 부작용이 더 크다는 문제점 때문에 간선제가 제기됐고 이제는 간선방법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안목 보다 높아>
간선을 하면 냉정한 분위기 속에서, 정치적 지식이 좀더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능력 있는 인물을 선출할 수 도 있고 대통령의 권위에도 혼란과 복잡한 절차를 피해 후임자를 뽑을 수 있다는 것 등의 부차적 장점들이 거론되고있다.
미국이 연방헌법제정 당시 대통령중심제이면서 간선제를 채택했을 때도 일반국민에 의한 직선은 국민의 정치적 지식의 빈약으로 위험하다는 것이 그 이유의 하나였다.
각 국이 채택하고 있는 간선제의 방법은 다양하다. ①국회에 의한 간선제(「그리스」 「터키」「소말리아」등) ②연방의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에 의한 선거(서독) ③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대표에 의하여 선거하는 방법(「프랑스」제3.4공화국 및 62년 이전의 제5공화국)·④국회의원·군부 및 직능대표·지방대표·정당추천자에 의하여 선거하는 방법(인도네시아) ⑤선거인단에 의한 간선방법(미국·「핀란드」)⑥국회에서 선출된 자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에 의한 선거방법(「이집트」「시리아」「맬다이브」)⑦대통령을 국회의원후보와동일 「티키트」로 하여 의원선거 때 동시에 선출하는 방법(케냐) 등-.
이것을 대별하면▲국회에서의 선거▲선거인단에 의한 선거▲혼합형 등 세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철저한 의회선출제도를 실시하는 곳은 「그리스」. 재적의원 3분의2이상 찬성으로 선출하고 당선자가 없으면 5일 후 2차투표를 한다. 2차투표에서도 3분의2를 얻지 못하면 3차투표를 실시해 5분의3이상의 찬성자가 없으면 국회를 해산한다.

<「의회사환」선출우려>
새 국회에서도 재적 5분의3이상의 득표자가 없으면 재투표에서 과반수득표자가 당선되나 그렇지 못하면 최고득표 2명을 놓고 결선투표로 결정한다. 간선제로 하는 대신 다삭의사를 충분히 반영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국회만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이론상 삼권분립원칙에 어긋나고 의회의 권한이 너무 강화된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또 그런 대로 정당정치의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자칫하면 「가장 쓸모 없는 인물」이 「의회의 사환」으로 선출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결점을 보완해 권위 있는 대통령의 선출을 위해 창출된 것이 「프랑스」체5공화국 초기의 선출방식이었다. 인구 1천명 미만인 투표구에서는 지방단체장, 2천명미만에선 지방단체 정·부장,2천5백명미만에서는 지방의회의원 1명을 추가하는 등의 방식으로 하여 58년 대통령선거 때는▲국회의원▲도의회의원▲시·읍·면 의회의원▲시·읍·면 대표자 등 8만5천4백여명의 선거기구가 구성됐다.
그러나 이 제도는 1천명미만인 투표구에서는 선거인이 3백40명에 1명뿐인데 비해 「파리」등 3만명 이상의 도시에선 9백50명에 1명꼴인 불균형과 복잡한 절차 등의 문제점이 있어 지금은 직선제로 대치됐다.
선거인단선거를 성공적으로 실시하고있는 미국은 각주에서 상·하 양원의원수와 동일한 5백35명 및「워싱턴」DC의3명 등 총5백38명으로 선거인단릏 구성한다.
선거인단의 선출때는 미리 투표용지에 선거인이 투표할 대통령이름을 지명하는 까닭에 직선제요소를 많이 가미한 제도다.

<투표구별 1인 안 등>
우리나라가 간선제를 채택할 경우에는 현재로선 선거인단에 의한 선거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거인단선거 → 대통령선거라는 두 차례의 번잡한 과정을 피하는 방법으로 국회에 직능대표적 성격과 다수당의 안정세력확보장치를 강구해 국회에서 뽑도록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앞으로의 간선에서는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실시했던 선거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하는데 주안을 둘 것으로 보인다.
즉 단일후보만 나서서 사실상 무경쟁상태의 선거를 했으나 앞으로는 대통령입후보에 신축성을 두고 정당이나 선거인단이 특정후보를 지원할 수 있게 함으로써 평화적 정권교체의 길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가급적 다수선거인단이 구성되도록 해서 직선제요소를 가미한다는 원칙에 따라 전국 1만1전7백25개 투표구당 선거인 1명씩을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회에서 선거하더라도 직능대표가 많으면 국민의 선거의사를 집약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남규기자>

<□…학자의 의견>
▲김민하교수(중앙대·정치학)=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강력한 행정권을 발휘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대통령직선제의 정신이지만 정치과열, 국력낭비, 지역감정대립 등의 현실적 우려 때문에 위험하다는 양이성이 있다.
간선은 하되 직선제도의 정신에 부응키 위해△국회간선보다는 선거인단간선이 바람직하며△국민회의에서처럼 「1인 출마, 1인당선」 은 지양해 자유로운 출마가 허용되어야한다.
간선을 통해 수준 높은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면 선동 등이 불가능한 대신 신중·이성·토론의 선거가 가능하다.
▲김종휘교수(국방대학원·국제정치)=대통령을 직선하는 경우 과열·비용·지역감정대립 등 많은 부작용이 초래된다. 더욱이「10·26」후 국가안보와 사회기강의 확보가 절실한 현실을 고려할 때 선거에 따르는 혼란을 최대한 줄이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간선제를 채택한다면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보다는 선거인단을 통한 선출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한다고는 하더라도 소수보다는 되도록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이다. <끝>
차례
①외국의 예
②제도의 장단점
③우리의 여건
④직선제
⑤간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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