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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일반연예와 동일시 하는 오해 없어져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무대예술과 문학정책」에 대해 주재발표를 맡은 김정옥씨는 『연극에 관한 우리 나라의 문화정책은 육성보다는 규제의 측면에서 이루어져 왔다』 고 전제하고 『올바른 문화정책의 수립에 앞서 연극을 비문화적인 연예와 동일시하는 뿌리깊은 오해가 없어져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극장이 교육기관에서 3백m떨어져야 한다든지, 미성년자 관람여부를 별도로 허가 맡도록 되어있는 공연법을 김씨는 한 예로 제시했다. 이것은 연극을 비문화적·비교육적인 것으로 미리 규정짓는 독단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그는 이러한 선입견의 수정과 함께 해결되어야 할 무대예술계의 현안으로 ⓛ극장공간문제 ②작품사전검열문제 ③공연광고문제 등을 꼽으면서 이것은 규제 아닌 육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무대예술육성법의 제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한씨는 「무대예술과 공연법」이란 주제를 놓고 우선 현행 공연법이 일제말기에 한국예술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선총독부 취체 규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극이 유흥장의 「쇼」무대와 같이 취급되는 등의 부당한 대우는 여기서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이씨는 『소극장은 「콘크리트」화되는 현대도시의 숨통을 트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보호·육성되어야 한다』고 강조.
「소극장과 문화공간」에 대해 얘기한 이상일씨 역시 같은 의견으로『소극장문제는 소극장을 가치 창조의 문화공간으로 보지 않고 단순한 세속적 공간으로 간주 한데서 비롯되었다』 고 분석했다.
소극장은 비록 작은 공간이긴 하나 문화가 생산되지 않는 불모의 큰 공간보다 월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적의 악역」 이라는 게 그의 견해.
한편 그는 소극장이 단순한 세속적 공간으로 취급되는 현재의 상황에는 소극장을 그 자체의 특성을 살려 활용하지 못하고 대극장의 축소판으로 만들어버린 연극인들에게도 일단의 첵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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