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펀드 평가 2005년 1분기] 대표 펀드 2개 상품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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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분기 증시는 연초 가파른 상승흐름을 탔으나 3월에는 상당한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상승세에 잘 편승해 고수익을 낸 펀드와 지수 흐름에 관계없이 안정된 수익을 꾸준히 낸 펀드가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1분기 중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한투운용의 'TAMS거꾸로 A-1'과 수익률의 변동이 가장 적었던 신영운용의 '비과세고배당주식1'의 투자 비결을 분석했다.

◆ 한투 TAMS 거꾸로=1분기 최고의 수익(23.4%)을 기록한 이 펀드는 현재 삼성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나 시가총액이 높은 은행주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다. 대신 3단계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회사 크기에 관계없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이런 투자 방식은 상승장에서 힘을 발휘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종합주가지수가 42% 오르는 동안 이 펀드의 수익률은 80%를 기록했다. 1년 수익률은 35.8%로 3위다.

종목 선택은 계량적인 분석으로 유망 종목이 추려낸 뒤 9명의 애널리스트가 해당 기업을 방문해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다. 최종적으로 주식을 살지 말지는 단일 펀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2명의 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참석하는 '밸류투자위원회'를 매주 열어서 결정한다.

사는 것 못지않게 파는 것도 중요시한다. 애초 목표했던 주가에 도달하면 미련없이 파는 것이 원칙이다. 단 투자기간 동안 일어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팔기 전에 반드시 기업 분석을 한번 더 한다.

이형복 주식운용본부장은 "상당수 펀드가 수익률 관리를 위해 매입 가격의 20~30% 이상 주가가 내리면 일괄적으로 손절매를 하지만 우리는 단기 등락에 따른 매도는 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주가 하락기 단기 수익은 많지 않아도 최종적으론 고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신영 비과세 고배당=이 펀드는 성장형 펀드 중 지난 1년간 시황에 따른 수익률의 변동(표준편차 11.4%)이 가장 적으면서도 높은 수익(45.4%)을 냈다. 허남권 주식운용1본부장은 '배당주 펀드'라는 이름에 충실한 운용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시황과 상관없이 배당수익이 많으면서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 투자한다"며 "지난해부터 장기 투자자금이 많이 늘어난 것도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4~8월 하락장에서 종합주가지수가 23% 내리는 동안 이 펀드 수익률은 5% 내리는데 그쳤다.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집중하지 않고 고르게 투자하는 것이 시장 부침에 덜 흔들리는 요인이다. 이 펀드는 유통업.통신업.서비스업에 주로 투자하지만 각 비중은 7%대를 넘지 않는다. 포스코.SK텔레콤.KT등 주요 투자 종목도 각각 4%(1월말 기준)를 넘지 않는다. 알짜 종목을 신중하게 고르되, 한번 산 종목은 쉽게 팔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허 본부장은 "최근 배당주 펀드가 높은 수익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너무 높아졌다"며 "배당주 펀드는 연 10%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만큼 고수익을 바란다면 성장형 펀드에 투자하면서 배당주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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