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면 싸아 두지말고 사회위해 써야|가난을 부끄러워 말고 노력으로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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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사람의 인간이 이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엔 별의별 우여곡절이 많다. 그속에서도 특히 돈이라는 것때문에 인생이 좌우되는 사례는 이루 헤아릴수조차 없을 것이다. 사람이 먼저지 돈이 먼저냐는 어느 젊은이의 안타까운 항변의 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시대엔 고귀한 생명인 인간의 목숨이「돈」이라는 이름의 종이조각때문에 파리목숨처럼 덧없이 없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럴때마다 무언가 피가 역습하며 몸서리 쳐진다. 도대체 돈이 무엇이길래 그 돈 때문에 날마다 죄를 짓고 사람이 죽고해야 하는가. 아무리 땅을 파도 생활의 윤택이란 찾아볼 수 없었던 그날들. 정말로 찢어지도록 가난한 생활들이었기에 도시를 동경하여 시골집을 뛰쳐나간 젊은이들.
그러나 과연 돈이 우리들 삶의 모든 것일수 있을까. 돈가지고 인생을 평하지 말자. 없다고 낙담할 필요가 없으며 있어도 있는체 말자. 가난을 부끄러워 하지 말자. 인생을 돈으로 논하지 말자라고 했다.
못먹고 못입으면서 자식하나 잘되길 바라며 피골이 상접하도록 자식을 대학까지 가르쳐 줬더니 방학때 시골집에 아가씨를 데리고 와 들에서 풀을 베어 지게에 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를 보고 자기집 머슴이라고 했더라는 웃지못할 가슴아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난했기에 과년한 딸을 둔 부모는 시집보낼 준비 때문에 밤잠을 못주무시며 걱정하신단다. 하나라도 더 장만해서 보내려고 하다보니 논·밭팔아 그나마도 없으면 밎얻어 보낸단다. 부모는 못먹고 못입어 고생해도 시집식구들한테 가난한 집에서 며느리 데려왔다는 소리 안들으려고 하시던 우리네 부모.
있다고 뽐내지 말자. 있는것을 쌓아 두지 말고 국민 복지를 위해서 다시금 사회로 되돌려 줘야한다. 나라가 있음으로써 내가 있고 이웃이 있지 않은가.
가난을 죄의식하지 말고, 부끄러워도 말고, 최선과 노력을 다해서 가난의 굴레를 벗어야 한다. 꿈과 희망이 없는 이는 살았으나 죽은 것과 같다라고 한 것을 기억한다.
가난으로 인한, 아니 돈으로 인한 모든 죄악이 사라질 때까지 젊은이들이여, 참고 또 노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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