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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일본뇌염은 4~10세 어린이에 다발 손근찬(국립의료원·소아과)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매년 여름철이 되면 일본뇌염의 유행이 찾아오고 환자의 대다수가 어린이이며 일단 이병에 걸리면 예후가 나쁘므로 어린이를 가진 부모에게는 큰 걱정이 되고있다.
일본뇌염은 「빨간집 모기」라는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감염에 의해 발병한다. 이모기의 발생은 대개 5∼9월사이 이며 7월중순께부터 증식, 나타나게 되고 8월중순에 가장 많아지며 9월에는 줄고 10월중에는 거의 없어진다. 이 모기는 주로 논에서 발생되어 그동안 농촌의 발생율이 높았으나 근래에는 농약의 대량 사용으로 도시 외곽지대에서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 모기가 원래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갖고있는 것은 아니고 동물→모기→사람의 순으로 감염되는데 돼지가 동물의 주역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뇌염은 환자의 90%이상이 15세이하의 연령층에서 발생하며 그중4∼10세에서 가장 빈번하게 본다.
일본 뇌염에 감염되었다고 모두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두통·열·불안·권태 등의 가벼운 증상만 있다가 수일 후 쉽게 회복되는 예도 많다. 이런 경우는 감기 등으로 취급되어 지나버린다. 통계적으로 보면 일본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1천명 중 불과 1∼4명만이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전형적인 일본뇌염은 갑자기 섭씨39∼40도의 고열이 나고 피곤하며 머리가 아프다. 식욕도 없어지고 잘 토하며 배가 아플 때도 있고 의식이 확실하지 않을 때도 있다.
나타나는 증상은 뇌에 침범된 장소에 따라 다르며 팔·다리를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거나 때로는 흥분되어 보채고 혀를 내밀기도 하고, 눈을 치뜨고, 손을 떨거나 무엇을 붙잡을 듯이 손을 움직이는 것을 본다. 목이 뻣뻣해져서 앞으로 구부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열은 상당히 높으며 매일 계속되고 어떤 때는 고열과 함께 경련이 있는 수도 있다.
경과가 좋으면 7∼8일후부터 점차 열이 내려가는데 완전히 회복되는 수도 있지만 이 병의치사율은 50∼60%에 이르며 생명을 건진 환자의 약3분의1에서 성격의 변화·지능장애·운동장애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무서운 병이다.
일본뇌염에 대한 특수치료는 없고 일본뇌염으로 일단 진단되거나 의심되는 경우에는 입원을 시켜 안정을 취하며 여러가지 증상에 대한 치료를 받는다.
일본뇌염의 예방은 「바이러스」의 매개체인 모기와 감염원이 되는 동물(돼지)을 제거하는 것으로 가능한 한 모기가 생기지 않도록 살충제를 뿌리거나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 속에서 잠을 재워야한다. 그밖에 뜨거운 햇볕에 오래 있거나 과로하지 않도록 한다.
이 병은 「백신」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데 일본뇌염의 유행기가 비교적 정확하기 때문에 접종시기도 곧 산출할 수 있다. 이것은 「백신」의 면역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가 접종 1개월 이후이므로 제1회 접종은 적어도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8월 중순∼9월 중순에서 1개월 전인 7월 중순까지는 끝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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