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린 들어간 빵·과자 다시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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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화학감미료인 사카린은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고마운 식재료였다. 설탕보다 값이 싸서 서민들의 단맛을 책임졌다. 단맛도 설탕보다 300배 이상 강해 조금만 사용해도 효과가 탁월했다. 그러나 사카린은 70년대 중반 이후 식탁에서 퇴출됐다. 캐나다에서 사카린을 투여한 쥐에게서 방광종양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다. 사카린을 사실상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이다.

 이런 사카린이 앞으론 빵·과자·아이스크림 등에 사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사카린 허용 식품에 빵류와 과자·캔디류·빙과류·아이스크림류·기타 코코아가공품을 추가하는 식품첨가물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어린이들이 즐겨먹는 식품에 사카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현재는 젓갈류·김치류·뻥튀기·잼·소주 등 일부 식품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허용량은 ㎏당 빵은 0.17g, 과자와 아이스크림은 0.1g 이하, 초콜릿류는 0.5g 이하다.

 사카린 사용 확대는 유해성 논란이 뒤집어진 덕분이다. 최근 연구에선 앞서 진행된 캐나다 실험이 음료 800개 분량의 사카린을 매일 투여해 얻은 과장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밖에도 사카린 유해성이 근거가 희박하다는 연구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미국 독성연구프로그램(NTP)이 2000년 사카린을 발암성 물질 목록에서 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2010년 사카린을 유해우려물질 목록에서 삭제했다. 최근에는 사카린이 혈당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겐 더 이롭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카린이 설탕보다 단맛은 300배나 강하지만 열량(4㎉/g)은 같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카린은 인공 감미료란 부정적 이미지가 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없어 두루 쓰이고 있는 게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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