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은 왕의 음식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진상품으로 임금이 주관하는 연회에는 빠지지 않았다. 불로장생을 꿈꿨던 진시황은 전복을 명약으로 여겼다. 지금도 중국에서 상어지느러미·해삼과 함께 바다의 세 가지 보물로 꼽힌다. 전복은 ‘바다의 산삼’이라는 별명처럼 몸에 좋다. 비타민과 아미노산, 미네랄이 모두 풍부해 원기회복과 세포 활성화, 뼈 발달 등을 촉진한다. 또 미역·다시마 등 신선한 해초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수산물 중 타우린 성분이 가장 많다. 타우린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간 해독에도 효과가 있다. 이런 효능에 맛까지 좋아서 여름철 대표 보양식품으로 꼽힌다. 예전에는 큰 전복을 죽이나 회로 먹었지만, 최근에는 삼계탕에 넣거나 식초나 간장에 절여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꼬마전복도 인기다.
전복은 일반적으로 보양식 수요가 집중되는 6~7월에 가격이 급등한다. 그런데 올해는 비교적 가격이 안정적이다. 중복(올해는 28일) 사흘 전인 25일 가락시장 상등품 양식 활전복(1㎏)의 도매가격은 3만3854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격(4만2000원)에 비해 20%가량 저렴하다. 롯데마트에서는 중복을 맞아 30일까지 25g 안팎의 작은 전복 8마리를 1만원에 판다. 시세보다 20% 저렴하다. 이경민 롯데마트 기호생선팀장은 “최근 전복이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어서 삼계탕용 생닭보다 더 복날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남해안 양식장과 직거래를 통해 제철 전복의 가격을 더 낮췄다”고 말했다.
전복은 상하기 쉽기 때문에 날로 먹을 때는 살아 있는 전복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손가락으로 눌러 오그라들면 살아 있는 것이고, 많이 움츠러들수록 신선하다는 표시다. 또 살이 통통하게 꽉 차 있고 껍데기 바깥으로 전복 발 부분이 약간 나와 있는 것이 좋다.
전복을 손질할 때는 소금으로 박박 비벼 문질러서 바닥의 미끄럽고 검은 부분을 없앤다. 껍데기와 살 사이로 주걱처럼 납작한 도구를 밀어 넣어 떼어낸 뒤 내장과 가장자리를 잘라낸다. 입 부분은 브이(V)자 형으로 잘라내면 된다.
구희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