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택공사의 사채아파트 분양가 너무 비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주택공사가 짓고 있는 서울 도곡동·둔촌동 사채「아파트」(총3천5백가구·10∼11월 입주예정) 입주예정자입니다.
국영기업체인 주공이 지난달 결정한 분양가격과 기타 분양 조건들이 납득하기 어려워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촉구합니다.
첫째, 분양가격(도곡동의 경우 평당 69만9천원)은 같은 시기에 착공된 민영「아파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주공「아파트」와 같은 시기(79년8월)에 입주자를 모집한 우일「아파트」(풍납동)는 평당 60만원, 은마「아파트」(대치동)는 68만원, 성수「아파트」(약수동)는 69만원이었읍니다.
이들 민영「아파트」는 내장공사(공사비 평당 5만원 내외)를 모두 해주는 대신 주공은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공이 얼마나 폭리를 취하는지 알 수 있읍니다. 더구나 주공은 대지 구입 때 토지수용령에 따라 민영「아파트」업자보다 싼 가격에 구입한 점을 감안하면 주공의 분양가격은 더욱 높은 편입니다.
둘째, 사채「아파트」가 안고있는 제도적인 모순점입니다. 주공은 지난해 8월에 입주자를 모집해 놓고도 분양가격은 8개월이 지난 금년 4월에야 결정했읍니다.
이는 공사 도중(보통 14개월)에 있을 수 있는 공사비 인상에 따른 추가부담을 입주자들에게 떼 넘기기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는 무주택자에게 싼값으로 분양하겠다는 설립목적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세째, 내장공사를 안해 준다는 것은『대량생산으로 비용을 줄인다』는 경제원칙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또 주택건설에 문외한인 입주자들이 개별적으로 내장공사를 함으로써 평당 건설비는 더 늘어나고 부실공사로 주민들의 피해는 늘어날 우려가 큽니다.
네째, 융자금(가구당 2백 만원)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예를 든 3개의 민영「아파트」의 융자금은 모두 3백∼2백50만원이었습니다. 그 민영「아파트」들은 분양가격이 낮은데다 융자금도 주공보다 많아 입주자들의 일시 부담이 적지만 주공은 영세한 무주택자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이 사채「아파트」에 입주할 3천5백 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무주택자들에게 간접적으로 피해를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강진수<서울 구의동41>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