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와의 관계 개선 겨냥|브레진스키 견제 받을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 22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머스키」의 등장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이 당장 큰 방향전환을 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머스키」는 「브레진스키」가 이끄는 소위 행정부내 강경「그룹」과 함께 휩쓸리거나 「밴스」가 취해 온 온건 정책에만 집착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그를 아는 의회 동료들의 중평이다.
의회의 한 소식통은 그가『국무성에서 결정한 기본 정책을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번복하지는 않는다』는 조건부로 국무장관직을 수락했다고 밝혀「밴스」파동의 여파를 실감나게 하고 있다.
「카터」 대통령이 「머스키」를 임명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간 자주 마찰을 빚어왔고 이번 인질구출작전도 사전협의없이 수행, 관계가 서먹서먹해진 행정부와 의회간의 관계 개선을 겨냥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 금년 선거에서 재선되기를 바라는 「카터」 대통령이 「존경받는」 동부출신「머스기」를 임명함으로써 경박하다는 인상을 주어 온 자신의 「이미지」를 씻으려는 정치성도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확고한「이스라엘」지지자로 미 외교정책에는「이스라엘」안보공약을 포함해야만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최신 군용기의 대 「사우디아라비아」, 대 「이집트」만 때에는 찬성해 왔으며 월남전에는 반대했으나 미국의 동남아 안보공약엔 확고히 지지하여 왔다.
72년 대통령 경쟁에 나섰다가 신문의 공격을 받고 대중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통에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도중 하차한 경력이 있는 그에 대해 그의 측근들은 『그의 감정 폭발은 대부분 계산된 행동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그의 성품으로 보아「브레진스키」와 소련의「브레즈네프」가 만만치 않은 견제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김건진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