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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파탄·장기집권 등 쌓인 불만 폭발|받아줄 가능성 적고…중남미에 새 불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쿠바」인의 대규모 망명소동은 최근 수년간 안으로 곪아온「쿠바」의 정치·경제·외교상의 모순이 표면화 된 것에 불과하다.
국내 생산 및 교역의 부진과 물가상승으로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은 긴축상태를 지속해 왔다.「카스트로」가「쿠바」군을 중동·「아프리카」등에 보내 소련의 대리전쟁을 맡은 것도 실은 외화부족을 메우려는 궁여지책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최근 해외「쿠바」인의 본국 방문을 허용했는데 그것도 그들의 송금을 기대한 조치였다.
그러나 부유해져서 돌아온 그들을 보고「쿠바」국내인들 사이엔 더욱 경제적인 불만과 해외 출국 열이 높아졌다. 여기에「카스트로」의 장기집권에 대한 염증도 심화돼 있다.
이같은 정치·경제적인 불만을 억압하기 위해「카스트로」는 탄압을 더욱 가중, 지난해엔 지도층 내부에서까지 총격사건이 일어나는 등 정치적 갈등이 고조돼왔다.
「카스트로」가 망명 희망자들의 출국을 허용한다면 이는 반「카스트로」격인「라틴·아메리카」제국에 대한 또 하나의 정치적 공세가 될 것이다.
「트러블·메이커」인 이들을 제대로 받아들여 무난히 다스릴만한 국가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난민 수출문제는 앞으로 중남미 각국사이에 새로운 불씨를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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