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이 인질해결의 최선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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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지·볼」전 미국무차관은「테헤란」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뉴스위크」에 기고한 글에서「카터」대통령의 우유부단한 것 같은 인질문제 대책을 『현실적』이라고 평가, 강경한 제재조치는 미국 국익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미국인이라면 매일「텔리비전」에 나오는「이란」학생들의 반미「데모」를 보고 격분, 「범죄자」들에게 폭력을 써서라도 무릎을 꿇리고 싶은 것이나 그러한 군사적 보복이나 경제적 제재는 미국 국익에 오히려 위배될 것이다.
군사적·경제적 강경책을 사용한다면 미국이「팔레비」를 복위시키고「이란」을 다시 장악하려는 제국주의자임을 증명하게 되는 셈이며, 군사적 조치는 인질의 희생을 가져올 것이고 경제적 제재는 인질석방만 더 어렵게 할 것이다. 또「이란」국민의 대미감정을 자극시키는 것은 오히려「이란」공산당「투데」의 힘만 길러주는 것이 된다.
비록「이란」의「시아」파에 대한 제재조치일지라도 중동의 회교국가들은「이란」에 대한 미국의 강경 조치를 회교자체에 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약소국을 침범하는 강대국의 힘의 시위로 간주할 것이다.
이것은 또 좌익세력이 제국주의자라는 반미선전을 해온 사실을 확인해주는데 그칠 것이다.
대통령 후보 지명을 노리는「조지·부시」의「워싱턴」주재「이란」대사관 폐쇄 주장이나 「리건」의 대「이란」경제 및 군사조치 주장, 그리고「존·코널리」의 미국의 힘을 과시하자는 주장, 한 신문「칼럼니스트」의「이란」해안봉쇄 주장 등도「호메이니」가 놀라 벌벌 떨 것 같은 효과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결국 미국이 할 수 있고, 또 해야하는 것은「알라」와「이란」국민이「호메이니」옹과 그의 통치에 염증을 느끼게 될 때「이란」이 좌익국가로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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