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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로 '불법의약품' 활개? 오남용‧부작용 심각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해외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직구가 불법의약품 유통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해외직구는 비용과 시간 면에서 효율성이 높아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어 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세관을 통해 수입된 인터넷 쇼핑물품은 4억8000만 달러 규모. 이는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는 일부 품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식품 및 의약품이 대표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달 29일 해외에서 직접 구입했거나 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하는 식품 및 의약품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해당 품목에는 석청, 센나 등이 포함됐다.

네팔에서만 채취할 수 있는 벌꿀, 석청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해외여행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저혈압, 오심, 구토, 시야장애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고 잘못 섭취해 사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심각하다.

대표적인 하제(설사제) 성분으로 변비약에 주로 사용되는 센나 역시 처방 없이 복용할 경우 설사, 복통 등의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식약처는 식용으로 섭취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식품 및 의약품이 인터넷 직구 사이트 등을 통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정식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은 식품 및 의약품은 진품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데다가, 오∙남용에 의한 부작용 위험성을 안고 있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은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이 불가능하지만 해외 직배송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식약처 홈페이지를 통해 ▲식품원료 사용 가능 여부 ▲식품원료 관련 정보 ▲외국 관리 현황 등을 미리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복약지도 없이 구입한 해외 소화제‧다이어트 약품, 독 될 수도
또한 지난 4월 검거된 불법의약품 제조판매 조직의 스테로이드 근육강화제는 해외에서 정상 생산된 것처럼 포장돼 진품 여부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스테로이드제는 무분별하게 복용했을 때 성기능 장애, 가슴 변형, 탈모, 여드름, 성격장애, 고환수축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불법경로를 통해 유입되는 약품 중 비교적 소비자의 거부감이 적은 소화제도 위험성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소화제의 주성분인 판크레아틴은 피부 발진,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제산제를 소화제로 잘못 알고 장기 복용할 경우에는 변비나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 구매율이 매우 높은 다이어트 약품의 경우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 식욕억제제, 이뇨제, 수면제, 항우울제, 기초대사제 등이 재료로 사용되는 다이어트 약품은 갖가지 부작용을 내재하고 있다. 특히 식욕억제제는 경우에 따라 폐동맥, 고혈압, 우울증, 불면증, 중추신경계 이상반응까지 일으킬 수 있어 꼼꼼한 처방과 철저한 복약지도가 수반돼야 한다.

해외 유명 제약업체의 국내 법인 관계자는 “약품은 제대로 된 복약지도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해야 하는데 불법적인 경로로 유통된 약품은 본래 용법이 무엇인지, 복용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최근 유행하고 있는 직구 판매의 경우 불투명한 경로를 거쳐 약품이 훼손되거나 변질됐을 우려가 있고, 약품의 유통기한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오히려 우리 몸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식품 및 의약품에 대한 불법유통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유통망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대상에 판매되고 있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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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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