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에 해학 깃든 산수화 60여점 김기창·신상호씨 도화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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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양화가 운보 김기창씨가 젊은 도예가 신상호씨와 함께 제작한 도화작품으로 20∼25일 「롯데」「쇼핑·센터」화랑에서 도화전을 갖는다. 백자의 흰 빛 위에 청화·진사·철사로 조화를 살린 60여점을 내놓는다.
지난 겨울 경기도 양주의 부곡요에서 지내며 온갖 힘을 쏟아 만들었다는 대형의 병과 호, 그리고 소품의 문방구류들이다.
화가들의 도화전은 최근 들어 부쩍「붐」을 이루고있지만 김씨는 비교적 일찍부터 도화작업에 참여해온 작가의 한 사람이다. 묵의 강한 선을 중심으로 작업을 시도했던 10년 전 무렵으로 백자의 바탕 위에 저력 있는 필력을 선보였었다.
김씨의 이번 도화작업은 70년대 회화세계를 종합적으로 촉구하고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바보산수」로 불리기도 하는 70년대 중반부터의 산수화세계가 해학성을 갖고 백자 위에 표현된다.
시인 이흥우씨는 『60대 후반의 원숙한 회화세계가 1천수백도의 뜨거운 불길을 거친 희띠운 백자의 태깔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고 김씨의 도화작품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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