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미룬「중대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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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은 26일 김종필 총재 취임이후 처음으로 맞는 17주년 창당기념행사에 행정부나 외부인사를 초청하지 않고 역대당의장·창당「멤버」등 당 관계 인사만으로 조촐하게 지냈다.
소장의원들이 정풍 운동을 추진하면서 창당기념식에서 제2 창당선언문을 채택하자고 했지만 이날 식장에서는 종전대로 창당선언문과 유신 때는 읽지 않던 창당발기선언문만 낭독.
김 총재는 측근들이 준비한 창당기념치사를 세 차례나 가필하면서 단어 하나 하나를 가다듬었고 치사에서「중대발언」을 하려다 심사숙고 끝에 다음기회로 미뤘다는 얘기도 있다.
공화당은 행사를 간소하게 한다는 뜻에서 매년 기념식 직후 갖던 축하 「리셉션」도 금년엔 취소하고 「창당 동우의 밤」행사로 대신했다.
기념식에는 작년 말 국회의장을 물러난 후 공식모임에 참석치 않았던 백두진 전 국회의장이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고 최영희 의장을 비롯한 유정회 의원들이 거의 다 참석.
한편 김종필 총재는 25일 안양근교의 농민교육원에서 열린 은행나무 동우회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여러분은 불이 꺼진 나무토막이지만 내가 다시 불을 붙여주겠다』면서 『나도 도중에 불이 꺼졌었지만 동지들이 다시 불을 붙여주어 재가 되도록 탈 결심』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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