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미발표작 '달빛' 발견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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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귀천(歸天)'의 시인 천상병(1930~93.사진)의 미발표작 '달빛'이 발굴됐다. 이는 28일로 천 시인 서거 10주기를 맞는 시점에 나온 것으로 '귀천'과 쌍을 이루는 절명시(絶命詩)로 평가된다.

"봄이 오는 계절의 밤에/뜰에 나가 달빛에 젖는다/왜 그런지 섭섭하다/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후략)"로 시작되는 이번 시는 천 시인이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인 1987년 말에 지은 작품으로 얼마 남지 않은 삶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밤은 깊어만 가고/달빛은 더욱 교교하다/일생동안 시만 쓰다가/언제까지 갈 건가/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카페 '귀천'을 20년 가까이 운영해오고 있는 부인 목순옥(65)씨는 자신이 소유한 한옥을 개조해 만든 '천상병 기념관'에 시인의 유품과 사진 등을 전시한다.

경기도 의정부 예술의전당(031-828-5841)에서 21일부터 5월 말까지 열리는 그의 10주기 추모 예술제에선 중광 스님, 소설가 이외수, 시인 김지하 등 40인의 그림 1백여점이 전시된다. 27일 오후 3시30분에는 '시 낭송회 및 추모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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