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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히라」-화 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오오히라」(대평정방) 일본 수상은 5일 북경에 도착, 화국봉 중공수상과 제1차 수뇌회담을 가졌다.
일·중공관계는「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 인자일뿐 아니라 동서관계의 전개에도 큰 영향이 있는만큼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특히 지정학적으로 두나라 사이에 위치한 우리로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이들의 관계진전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없는 입장이다.
72년「다나까」전수상의 중공방문을 계기로 국교를 정상화한 양국은 작년8월 평화우호조약을 체결 하는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경제면에서의 협력도 활발해져 작년에 50억「달러」였던 양국의 무역거래액이 올해엔 70억「달러」에 이르리라는 것이다.
더우기「오오히라」수상의 이번 중공방문은 내년 화국봉의 방일과 함께 수뇌왕래의 길을트는 것으로 성숙한 양국관계의 골조를 짬으로써 두나라 간의 경제·문화·인적 교류는 한층 밀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오히라」수상은 북경에서 화수상과 두차례 회담을 갖는데 그 의제는 두 나라간의 경제협력문제와 「아시아」를 중심으로한 국제정세, 그중에도 특히 한반도와 인지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오히라」수상이 출발에 앞서 중공의 화-등 체제가 추진하는 근대화노선에 전면적인지원(군사면은 제외)을 다짐한 것은 경제중심이었던 일·중공관계를 정치적분야에까지 확대시키고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사회·문화등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촉진을 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중공이 요청한 35억8천5백만「달러」의 차관가운데 15억「달러」상당의「엔」화 차관을 제공키로 잠정 결정하고 우선 올해분 5백억「엔」을 주기로 했다한다. 이는 곧 그동안 민간「레벨」의 경제협력이 정부간 협력으로 본격화된 것을 의미한다.
이른바 4대근대화는 화-등체제의 정치적명운이 걸린 문제다. 일본이 중공에 대해 최초로정부차관을 제공키로 한것은 화-등체제의 안정강화를 도와줌으로써 방대한 중공시장에서 기선을 잡으려는 뜻을 지니고 있음은 물론이다.
일본의 경제협력이 중공일변도가 되지 않을까 해서 「아세안」제국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고 한국도 비슷한 입장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보다 큰 관심사는 일·중공수뇌회담에서 논의될 한반도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은 『남북한대립의 정세엔 기본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없다』는 판단하에, ①박대통령서거후에도 한국과의 협력관계는 유지한다. ②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관계국과 함께긴장완화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쓴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공의 견해를 타진한 모양이다.
「오오히라」수상은 또 남북대화의 실현을 위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화조건을 북한이 제시하도록 종용해 줄 것을 중공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의 대북한정책에 변화가 없는한 이문제에 대한 기본적 의견접근은 어려울것 같지만,일·중공 양국수뇌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두나라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위험주의를 억제할 수 있는 어떤 합의점을 찾기 바란다.
중공과의 경제및「스포츠」교류를 희망하는 한국의 입장과 함께 동경∼북경항로의 한국영공 통과문제도 이번 일·중공수뇌회담에서 거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양국은 이러한문제의 토의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기여해줄 것을 거듭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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