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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전대 참석 … "친박 힘 실어줘" "언급않는 게 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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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누리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3일 서청원(왼쪽)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각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의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자성하고, 누가 대표가 되든 서로 포용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김형수 기자

새누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이하 전대)가 14일 잠실 체육관에서 열린다. 전대를 하루 앞둔 13일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을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서 의원 측은 “친박 후보인 서 의원과 홍문종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김 의원은 “핵심 당원들이 다 모이는 좋은 기회인데,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더 이상 언급 안 하는 게 대통령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권론’을 비난해온 서 의원은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이가 당 대표를 맡으면 청와대와 삐걱댈 것”이라고 몰아붙이며 ‘박심’을 파고들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 대표와 충돌하면서 정권을 놓쳤다. 지금은 박근혜 정부 2년차로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나는 차기 대선을 얘기한 적 없다”며 “수평적인 당청 관계를 꾸려 가겠다”고 맞섰다. 두 후보는 네거티브 공방 등 경선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경쟁적으로 자성론을 내놓았다.

 “ 선거 땐 그렇게 하더라도 평소 때로 가면 형님, 아우로 돌아가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무성 의원이 대표가 되면 선배로서 7·30 재·보선부터 협조할 것이다.”(서 의원)

 “ 모든 일을 다 잊고 과거 좋은 관계로 돌아가 힘을 합치겠다. 존경하는 서청원 선배님과도 힘을 모아 나가겠다. (대표가 되면) 모든 경험을 통해서 얻은 대화문화를 정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김 의원)

 서·김 후보는 모두 자신의 승리를 장담하며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나이나 당 경력, 당에 대한 충성과 공헌을 감안할 때 지금 당 대표가 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여의도라는 섬에 갇힌 당 대표는 절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도 “최고 맏형으로서 울타리 역할만 하면 된다”며 “여의도 정치, 여야 문제는 여당 대표가 책임지고 끌어 가는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만큼 책임대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책임당원과 청년선거인단 등 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의 투표율은 최종 29.7%로 집계됐다. 2011년 전대(25.9%)를 웃도는 수준이다. 결국 대의원들을 누가 많이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느냐 하는 현장 동원력에 성패가 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이미 ‘포스트 전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두 사람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겠느냐는 거다. 두 사람을 따르는 당내 세력도 만만치 않아 갈등이 어떤 형태로 변주되느냐가 향후 여권의 권력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기 목소리가 강한 김 의원이 대표가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선 청와대와 친박 주류에선 “최고위원 5석 중 3석을 (친박 후보가) 얻으면 선전한 것”이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반면 두 사람 모두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관록의 정치인인 만큼 예상외로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편 3위 자리를 놓고 6선인 이인제 의원과 친박 주류인 홍문종 의원, 재선의 김태호 의원 간 경쟁이 치열하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김을동 의원은 순위에 상관없이 최고위원에 진입한다.

권호·김경희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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