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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국홍일<이대의대부교수·피부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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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머리가 많이 빠지는 데 이게 무슨 병이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을 않고는 대답할 수 없는 게 이 질문이다. 머리가 많이 빠지는 것이 병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인들의 머리털 수는 평균 10만개에 이른다. 이 많은 머리털은 제각기 독립적인 수명이 있어 머리털이 한꺼번에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머리털은 약 3∼10년의 생장기, 3주의 퇴행기, 그리고 3개월의 휴지기를 거쳐 빠지기 때문에 하루에 약1백∼1백50개씩 빠지는 것은 자연현상이다. 이런 것을 생리적인 탈모라고 하고 머러털이 그 이상으로 날마다 빠지고 그 형태가 이상할 때를 탈모증이라고 한다.
탈모증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머리로 유전적소인·나이·남성「호르몬」의 세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나며 이마 또는 머리꼭지 부근에 탈모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탈모는 특별히 병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그저 남성형 또는 장년성탈모증이라고 부른다.
병적인 탈모증에는 원형탈모증이 흔하다. 이 증세는 머리털이 동전크기 또는 계란 크기로 빠지는 것으로 한 개 또는 여러 개가 생길 때도 있고 심하면 머리 전체가 빠지는 수도 있다. 또 어떤 경우는 눈썹·수염부위에 이상이 오는 수도 있다.
이런 탈모증은 흔히들 신경을 많이 써서 생긴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정신적 긴장·수면부족·국소감염·「알레르기」 등이 유발인자로 작용하고 있으며 정신적인 요소로 인한 수면부족이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정신적인 고민을 했던 사람 또는 밤잠을 안자고 야간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모양의 탈모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원형탈모증은 그 이외에도 치육이나 치아에 병변이 있을 때나 감동에 의한 「쇼크」, 외과수술 등에서 오는「쇼크」, 결핵 등 전염병에 의해서도 발생하며 약물, 특히 진정제 등에 중독이 됐을 때도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탈모증은 발병통계에서 보면 남자가 약3분의2, 여자가 3분의1정도이며 연령상으로는 남자가 25∼40세에 많이 발병하고 여자는 갱년기에 이르는 40∼45세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탈모증은 그 원인에 따라 장기간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것이 많다.
그 중에서도 원형탈모증은 정신적인 긴장을 완화시켜주면서 충분한 수면을 갖게 하면 보통 경증은 6개월 내에 재생이 가능하다. 그러나 완치 후에라도 재발되는 경향이 있어 주의해야된다.
머리털의 관리는 두피 및 머리털자체의 청결과 자극적인 피부손질을 피하고 충분한 안정, 단백질 및 「비타민」B군의 섭취가 중요한 것으로 탈모의 원인도 모르면서 아무 발모제나 양모제를 바르는 것은 오히려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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